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01 18:34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플로이드 사건 항의 시위 현장의 모습들. (사진=jack allen, evin weiss 트위터 갈무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플로이드 사건 항의 시위 현장의 모습들. (사진=jack allen, evin weiss 트위터 갈무리)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백인 경찰관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으로 미 전역이 '화염과 분노'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최악의 사태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31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수도인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시애틀, 로스앤젤레스(LA) 등 140개 도시로 번졌다.

워싱턴DC에선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사흘째 이어졌다. 야간 통행금지령에도 일부 시위대는 건물 유리창을 박살 내고 차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백악관 인근의 세인트 존스 교회에선 불길이 솟아 올라 소방관들이 경찰 호위 속에 재빨리 진화했다.

교회 측은 불이 사무실과 교회 유치원이 있는 교구 주택 지하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세인트 존스 교회는 1815년에 지어졌고, 미국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메디슨 이래 역대 모든 대통령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예배에 참석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 1월 취임식 날 이 교회 예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백악관은 거의 모든 야간 조명을 소등했다.

경찰은 이날 밤 백악관 반경 1마일을 봉쇄하면서 라파예트 광장 북쪽 지역에서 시위대와 대치했다.

LA에서는 전날 명품 상점이 즐비한 베벌리힐스 로데오 거리 등지에서 약탈과 방화가 일어난 데 이어 이날 LA 외곽 롱비치와 산타모니카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롱비치 쇼핑센터는 시위대 습격을 받아 상점 수십곳이 털렸다. 산타모니카에서는 시위대가 콘크리트 블록을 깨서 경찰을 향해 집어 던졌고, 경찰은 고무탄을 쏘며 맞대응했다.

플로이드가 숨진 곳으로 최초로 항의 시위가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폭동은 잦아들었으나 도심 외곽 35번 고속도로에서 점거 시위가 이어졌다

더구나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미 전역에서 최소 5명이 숨졌고 체포된 사람만 2500명을 넘었다. 뉴욕에선 경찰차량 47대가 불에 타는 등 파손됐다.

이에따라 워싱턴DC, LA, 샌프란시스코 등 40개 도시가 야간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연방군 5000명이 워싱턴DC와 15개 주에 배치되었다.

 NYT는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며 향후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폭력 시위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막 시작된 경제활동 재개가 흔들리고,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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