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6.01 18:35

2020 자살예방백서 "자살생각에서 실행까지 연결고리 끊어야"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10대 청소년 자살증가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특히 이들의 자살생각률과 자살계획률, 자살시도율 모두 다른 연령대에 비해 3~4배나 높아 자살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차단할 장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1일 발간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청소년 자살자 수는 105명이 증가한 827명으로 전년대비 14.5% 늘어났다. 인구 10만 명당 비율로 본 자살률은 1.4명이 증가한 9.1명(17.8%↑)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자살자 수 증가율인 9.7%(1만2463명→1만3670명), 자살률 9.5%(24.3명→26.6명)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10대의 경우 전년대비 자살증가율이 22.1%를 기록해 20대 이상 모든 연령대 자살률이 조금씩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년간 청소년 자살률의 연평균 증가률은 5.2%나 된다.

청소년 자살률은 남녀비에서도 특징적인 양상을 보였다. 우리나라 전체 자살사망자 중 남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72.1%(10만명당 38.5명), 여자는 27.9%(14.8명)으로 남자가 여자의 2.6배에 이른다. 하지만 청소년 자살률의 경우엔 남자(10명)가 여자(8.1명) 보다 1.2배 정도 많았고, 전체 자살사망자 역시 남자 57.6%, 여자는 42.4% 비율을 차지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여자청소년이 자살 취약계층임을 드러내고 있다.

청소년 자살동기는 생활고나 질병 등 중장년 이후 자살 배경과는 결이 다르다. 이번 백서에서도 10~30세의 자살동기를 정신적 어려움을 꼽아, 31~60세의 경제적 어려움, 61세 이상의 육체적 어려움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는데도 매우 충동적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청소년 평균 자살생각률은 13.3%, 자살계획률은 4.4%, 자살시도율은 3.1%로 나타났으며, 특히 폭력으로 인한 병원 치료경험이 있는 학생의 자살생각률이 42.3%, 약물경험 학생은 39.4%, 우울감 경험 학생은 38.2%나 됐다.

이에 반해 성인의 자살생각률은 4.7%, 자살계획률은 1.1%, 자살시도율은 0.5%로 대조를 이뤘다. 성인의 경우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자살생각률이 27%, 주중 평균수면시간이 4시간 미만인 경우엔 25.1%로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은 자해·자살 시도율도 높았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를 비교해보면 20대가 22.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40대(17.3%), 30대(16.2%) 순이었다. 또 청소년의 자살 수단은 추락(39.3%)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선완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은 “10대 청소년은 자아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단계에서 충동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며 “자녀나 이웃 간의 유대감을 강화해 자살생각과 자살계획, 자살시도로 이어지는 경로를 적극적으로 개입·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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