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6.02 13:00

김광수 하버드 의대 교수 연구팀

맞춤형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법 모식도 (그림제공=KA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KAIST 생명과학과 석·박사 졸업생이면서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인 재미 한인 과학자가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 본인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변형해 뇌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임상 치료에 성공했다. 

파킨슨병 환자의 임상 치료 성공 소식은 뉴욕타임스, 로이터, 뉴스위크, 사이언스데일리, USNEWS 등 전 세계 유명 일간지를 통해 일제히 보도됐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3대 만성 퇴행성 뇌 신경계 질환으로 꼽히는데 국내에만 11만 명에 달하는 환자가 있으며 그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화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 전 세계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유명 인사들이 투병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600만~1천만 명의 환자가 있다.

발병 원인은 뇌에서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기 때문이며 근육의 떨림, 느린 움직임, 신체의 경직, 보행 및 언어 장애 등의 증상을 가진다. 

김광수 하버드 의대 맥린병원 분자신경생물학 실험실 소장(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환자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만드는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로 파킨슨병 환자를 임상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를 사용해 피킨슨병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시도한 것도, 성공한 사례도 김광수 교수 연구팀이 세계에서 맨 처음으로 꼽힌다.  

파킨슨병의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체세포를 안정적으로 줄기세포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도파민 세포로 분화시킨 후 뇌에 이식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고효율로 진행돼야 하며 유해성이나 부작용이 없어야만 가능하다.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김광수 교수는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를 위한 연구에 오랫동안 집중해 왔다.

김광수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각각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의 세포로부터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제작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해 파킨슨병 동물 모델에 적용할 수 있음을 보고한 바 있다.

연구팀은 또 도파민 신경의 분화 메커니즘을 밝혀 줄기세포를 효율적으로 분화하는 원리를 제시했다. 

2017년에는 역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사 변화의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임상 적용이 가능한 새로운 역분화 기술을 개발했다. 

그간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된 도파민 신경세포를 파킨슨 동물 모델에 이식했을 때 암세포 등의 부작용 없이 파킨슨 증상이 현저하게 호전되는 것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20여 년간 연구해온 기술을 활용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고 FDA 요청에 의해 지난 2017년과 2018년 2차례에 걸쳐 69세 파킨슨병 환자에게 도파민 신경세포를 면역체계의 거부반응 없이 작용토록 세계 최초로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2년 동안 PET, MRI 영상 등 후속 테스트를 마친 후, 올 5월 임상 치료에 성공했음을 발표했다.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조지 로페즈씨로 의사이자 사업가이며 발명가다. 

그는 맞춤형 줄기세포의 신속한 연구와 파킨슨병 정복을 위해 애써 달라며 김광수 교수 연구팀을 꾸준히 지원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이 맞춤형 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임상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로페즈 씨의 뇌 이식 수술을 직접 집도한 의사인 제프리 슈바이처 매사추세츠 제너럴 병원  박사는 "매우 고무적인 임상 치료결과ˮ라고 말했다.

김광수 교수는 "10여 년 정도 후속 연구를 계속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맞춤형 세포치료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또 하나의 보편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될 것ˮ이라고 기대했다. 

김광수 교수 (사진제공=KAIST)
김광수 교수 (사진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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