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03 17:35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의붓아들, 사흘째 의식불명

지난 1일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던 9세 남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남아는 사흘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YTN뉴스 캡처)
지난 1일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던 9세 남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남아는 사흘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YTN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심정지 상태에 빠진 9세 아이가 7시간 넘게 가방 속에 갇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붓아들을 중태에 빠뜨린 40대 계모는 구속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이민영 영장전담판사는 3일 오후 아동학대 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씨(43)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구속된 계모 A씨는 지난 1일 낮 12시경부터 오후 7시까지 7시간가량 의붓아들 B군(9)을 여행가방에 감금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7시 25분경 B군의 상태가 심상치 않자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군은 곧바로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군을 가로 50㎝, 세로 70㎝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가둬놨다가 B군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가로 44㎝, 세로 60㎝의 더 작은 여행 가방에 감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A씨는 B군을 가방에 감금한 상태로 3시간가량 외출을 다녀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A씨는 1일 오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아파트 밖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B군이 장난감을 망가뜨린 뒤 "내가 그런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자 거짓말을 한다며 가방에 감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아들이 거짓말을 해 가방에 훈육 차원으로 가방에 가뒀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B군의 신체에서 오래된 멍과 상처 등이 발견되면서 A씨의 학대는 감금 이전에도 이뤄졌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한 달 전에도 아동학대 정황이 포착돼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으며, 경찰은 추가적인 학대나 폭행 여부에 대해서 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사건 당시 타 지역에 있던 B군의 아버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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