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6.04 12:00

김광수 UNIST 교수 연구팀

촉매 실증 실험에서 사용한 ‘알칼리 음이온 교환막 물 전기분해조’의 모형. 막-전극 접합체 (MEA) 중앙부에 그래핀과 금속 골격 유기체(MOF)가 삽입돼 있다.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를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수소 생산 공정인 ‘물 전기분해’반응을 촉진하는 촉매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김광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론적 계산을 통해 물 전기 분해 효율을 높일 ‘금속 유기물 복합체’ 촉매를 개발했다.

염기성 전해질에서 사용 가능한 이 촉매는 ‘수전해 기술’에서 ‘병목 현상’으로 지목되는 ‘산소 발생 반응’을 촉진해 전체 반응 효율을 높인다.

‘수전해’는 전기로 물(H2O)을 분해해 수소(H2)와 산소(O2)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여기선 수소, 산소 생산의 두 가지 반응이 각각 동시에 일어나는데, 문제는 전체 반응이 속도가 느린 '산소 발생 반응'에 맞춰 진행된다는 데 있다.

때문에 산소 발생 반응이 늦어질수록 수소 생산 속도도 더디게 된다.

김광수 교수팀은 니켈과 철을 포함하는 금속 유기 골격체(MOF)를 이용해 개발한 촉매로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금속 유기 골격체는 금속과 유기물이 마치 건축물의 ‘철근’과 같은 뼈대 모양을 이루는 물질이다.

미세한 크기의 구멍이 많아 표면적이 넓고,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금속 원자가 표면에 노출 된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상용 촉매에 사용되는 이리듐에 비해 니켈과 철은 매장량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

탕가벨 UNIST 자연과학부 박사과정 연구원은 “금속 유기 골격체는 전기전도성이 낮고 불안정 하다는 단점이 있다” 며 “전도성이 높고 튼튼한 그래핀을 접목해 단점을 극복하고 높은 효율을 보이는 산소 발생 반응 촉매를 개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미란 UNIST 자연과학부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론 계산을 통해 촉매의 구조를 디자인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금속 유기체 골격체의 최적화된 구조와 성분을 찾아냈다. 하 연구원은 “니켈 금속 유기 골격체에 철을 도핑하면 철 단 원자지점에서 반응성이 개선돼 전체 반응성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개발 된 촉매는 기존 산화이리듐 촉매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많은 양의 수소(전류밀도)를 생산해 낼 수 있다.

‘알칼리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장치’를 만들어 실제 촉매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 300 mV(밀리볼트) 전압에서 단위 면적(㎠)당 0.5 A(암페어)의 전류 밀도를 달성했다.

이는 촉매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에 충분한 값이다. 또 1000시간 이상을 작동했을 때도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

김광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느린 ‘산소 발생 반응’ 속도 문제를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상용 촉매의 가격과 안정성 문제도 동시 해결할 수 있었다”며 “개발된 촉매는 다양한 에너지 변환 장치에 사용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연구재단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에너지 앤 인바이런멘털 사이언스'에 지난달 27일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김광수(아래쪽 왼쪽)교수과 제1저자이 탕가벨(오른쪽) 연구원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UNIST)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