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6.04 15:06

"소득수지 25.4억 달러 적자에다가 99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 겹쳐"

김용범 기재부 차관이 지난 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용범 기재부 차관이 지난달 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월 경상수지가 31억2000만 달러 적자를 시현한 것과 관련해 “ 5월과 그 이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다시 발생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4월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경상수지 적자를 경험했으나 여기에는 4월이 가진 특수한 사정이 있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

김 차관은 “상장기업 대다수가 12월 결산을 채택하다보니 배당이 4월에 집중된다”며 “상장주식 35%를 보유한 외국인에게 큰 금액이 배당금 형태로 해외로 송금되다보니 보통 평달에 약 10억 달러 흑자(2019년 기준)를 보이는 소득수지가 4월에 일시적으로 큰 폭의 적자를 보이게 되고 결국 경상수지 악화를 불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예년에 비해 소득수지 적자폭이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25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4월 경상수지 적자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다른 일시적 요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제 부진과 이로 인한 수출 부진”이라며 “지난 4월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는 봉쇄조치를 실시했고 이에 따라 4월 우리 수출은 25.1%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또 “올해 4월은 무역수지 적자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 소득수지 적자폭을 상쇄하는데 역부족이었다”며 “이처럼 올해 4월에 나타난 두 가지 특이요인이 경상수지를 적자로 만들고 적자폭도 크게 키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일시적 요인들이 사라지는 5월과 그 이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다시 발생할 위험은 거의 없다”며 “경상수지는 소득수지와 상품수지 그리고 서비스수지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항목이 앞으로는 흑자를 보이거나 적자폭을 줄여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우선 배당 집중에 따른 소득수지 적자요인은 5월 이후 사라진다”며 “일부 불확실성은 있지만 우리나라 해외자산 규모 확대 등으로 최근 소득수지가 꾸준히 흑자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5월 이후 소득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품수지는 흑자폭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수출 부진은 속도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점차 완화되면서 상품수지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크게 하락한 국제유가는 상품수지 흑자 측면에서는 큰 플러스 요인”이라며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유가하락은 상품수지와 경상수지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올해 우리 서비스수지는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서비스수지는 2000년 이후로 늘 적자를 기록해 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크게 줄어 여행수지가 개선되고 이를 중심으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김 차관은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해보면 5월 이후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확산, 미중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나 수출과 경상수지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빈틈없이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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