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04 16:42
태안 인근 신진도에서 발견된 수군 군적부. (사진제공=문화재청)
태안 인근 신진도에서 발견된 수군 군적부.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충남 태안 인근 신진도에서 조선 후기 수군의 명단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충남 태안 안흥진성 인근 신진도 고가(古家) 벽지에서 조선 후기 수군의 명단이 적혀 있는 군적부(軍籍簿, 군역의 의무가 있는 장정 명단과 특징을 기록한 공적 문서)를 지역 주민의 신고로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발견된 수군 군적부는 고가의 벽지로 사용된 상태였다.

감정 결과 해당 수군 군적부는 조선 후기인 19세기에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안흥진 소속 60여 명의 군역 의무자를 전투 군인인 수군(水軍)과 보조적 역할을 하는 보인(保人)으로 나누어 이들의 이름·주소·출생연도·나이·신장이 부친의 이름과 함께 기록한 고문서다.

수군의 출신지는 모두 당진현(唐津縣)으로, 당시의 당진 현감 직인과 수결(手決, 자필 서명)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태안 인근 신진도에서 발견된 수군 군적부. (사진제공=문화재청)
태안 인근 신진도에서 발견된 수군 군적부.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발견된 수군 군적부의 세부 내용을 살펴본 결과 수군 1인에 보인 1인으로 편성된 16세기 이후 수군 편성 체계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가 관리 문서가 수군 주둔지역의 민가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군적부는 작성 형식이나 시기를 고려했을 때 수군의 징발보다는 18~19세기의 일반적인 군역 부과 방식인 군포(軍布)를 징수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여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수군 군적부가 발견된 충청 지방에서는 현재까지 서산 평신진(平薪鎭) 수군 군적부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어서 이번에 발견한 자료는 그 희귀성이 더욱 높다. 아울러 수군이 주둔했던 현지에서 이름·나이·주소·출생연도 등이 상세히 기재된 문서라서 앞으로의 조선 시대 수군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군적부는 오는 5일 오후 1시 국립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열리는 '태안 안흥진의 역사와 안흥진성' 학술세미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안흥량 일대의 신진도 고가에서 출토된 군적부를 계기로 삼국 시대 이후 전략적인 요충지였던 안흥량 일대에 넓게 분포한 수군진 유적과 객관(客館, 국외 사신을 영접하던 관청 건물) 유적의 연구와 복원 활용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