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 전격 청구... 삼성 변호인단 "정당한 권리 무력화"
검찰,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 전격 청구... 삼성 변호인단 "정당한 권리 무력화"
  • 원성훈 기자
  • 승인 2020.06.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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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 "억울한 이야기 들어주고 위원들 검토와 결정에 따라 처분했다면 국민들도 검찰 결정 더 신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YTN뉴스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YTN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가운데, 삼성측 3인의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삼성 측은 "검찰은 시민위원회의 안건 부의 여부 심의 절차가 개시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전문가의 검토와 국민의 시각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소망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수사심의위 절차를 통해 사건관계인의 억울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고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와 그 결정에 따라 사건을 처분했다면 국민들도 검찰의 결정을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 부회장 등에게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했고, 김 전 사장에겐 위증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또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떨어트리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또한, 삼성물산은 2015년 상반기에 신규주택을 300여 가구만 공급했으나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결의된 이후 서울에 1만99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2조원의 규모인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 수주 사실은 합병 결의 이후인 2015년 7월 말 공개했다.

반면 2015년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의 표준지(가격산정 기준이 되는 토지) 공시지가는 전년보다 최대 370% 급등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의혹 역시 의도적인 '분식회계'가 맞다고 보고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영장에 포함시켰다.

삼성바이오는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2015년 합병 이후 1조8천억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 4조 5천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을 반영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데다 합병 비율의 적절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까 우려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고 판단했다.

김종중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김 전 사장은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주 두 차례 검찰에 출석해 각각 17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조사에서 "합병과 관련한 과정을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김 전 사장은 앞서 지난 2일 "기소 타당성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해달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부의심의원회 구성 등 필요한 절차를 관련 규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 등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로 2018년 도입됐다. 심의위는 150명 이상 250명 이하의 외부 인사들로 구성되며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등을 평가한다.

사건관계인은 해당 검찰청 시민위원회에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할 수 있다. 시민위원회는 부의심의위원회를 꾸려 안건을 수사심의위 심의 대상으로 올릴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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