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06.05 10:44

SKT,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 2대 주주 등극

나노엑스의 디지털 엑스레이·CT 기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 (사진제공=SK텔레콤)
나노엑스의 디지털 엑스레이·CT 기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 (사진제공=SK텔레콤)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SK텔레콤이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를 앞세워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이스라엘의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나노엑스의 국내외 독점사업권을 확보하게 된 SK텔레콤은 한국 내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는 기존 필라멘트 기반 아날로그 방식의 엑스레이 촬영을 반도체의 나노 특성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바꾼 차세대 의료 장비 기술이다. 

손톱 크기의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해 반도체 속 약 1억개에 달하는 나노 전자방출기를 디지털 신호로 제어해 전자를 생성한다. 생성한 전자는 엑스레이로 전환해 촬영에 쓰인다. 기존 엑스레이처럼 필라멘트를 가열하거나 애노드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단계가 없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나노엑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 발생기' 상용화 및 양산에 근접한 유일한 기업이다. 해당 기술을 앞세워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며 글로벌 기업인 후지필름·폭스콘·요즈마그룹 등의 투자를 받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나노엑스의 기술 잠재력과 혁신성을 확인하고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며 "이번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 사전투자에도 참여해 나노엑스의 2대 주주가 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그간 나노엑스에 투자한 금액은 2300만 달러(약 282억원)에 달한다. 

실제로 나노엑스는 디지털 엑스레이·CT 기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해당 기기들은 아날로그 제품보다 화질이 선명하고, 촬영 속도도 최대 30배 빠르다. 방사선 노출 시간은 30분의 1로 줄어든다. 

또한 무게가 약 1톤에 달하는 기존 엑스레이 촬영 장비를 200㎏ 수준으로 경량화할 수 있다. 기존 장치에 필요한 대형 냉각 장치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량화된 디지털 엑스레이·CT 촬영 장비는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에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ADT캡스, 인바이츠헬스케어 등 ICT패밀리사와 함께 해당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의료·보안·산업용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나노엑스로부터 차세대 영상촬영기기의 베트남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향후 사용 허가 절차를 거쳐 베트남에 기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양사는 한국을 차세대 장비의 글로벌 생산 기지로 삼는 것을 논의 중이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첨단 바이오 회사와도 협력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나노엑스의 반도체 FAB를 한국에 건설하면 차세대 의료 사업 개화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차세대 의료 기술과 5G·AI를 융합한 결과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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