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05 12:02
아머드 아베리 살인 혐의로 붙잡힌 전직 경찰 그레고리 맥마이클. (사진=NBC News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대낮에 조깅을 하다 백인 부자(父子)의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청년 사건이 인종차별 사건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중인 미국에 또 다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열린 조지아주 글린 카운티 법원 심리에서 조지아 수사국(GBI) 수사관 한 명은 "피고인 트래비스 맥마이클이 죽어 누워있는 아머드 아베리에게 '빌어먹을 깜둥이'라며 욕을 했다"는 진술을 전했다. 사건 현장에 있던 다른 피의자인 윌리엄 브라이언이 이같은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브라이언의 진술에 따르면, 트래비스는 총격으로 땅바닥에 쓰러져있는 아버리를 내려다보면서 욕설(F-word)과 함께 '니거(nigger)’라고 말했다. 흑인을 '검둥이'로 지칭하는 ’니거’는 미국에서는 금기시되는 용어다.

또 수사관은 과거에도 트래비스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증거를 소셜미디어에서 찾았다고 증언했다. 미 해안경비대 장교 출신인 트래비스는 한 친구에게 "니그로(흑인)가 하나도 없는 배에서 일해서 이 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날 5시간 넘게 진행된 심리에서 검찰은 "25세의 아베리가 쫓기고 사냥당해 처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판사는 "기소 이유가 된다"며 재판을 계속 진행할 것을 명했다.

피의자들의 인종차별적 언행이 알려지자 이 사건은 우발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인종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사건은 지난 2월23일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평소대로 조깅중이던 20대 흑인 청년 아베리를 전직 경찰인 그레고리 맥마이클(64)과 아들인 트래비스 트래비스(34), 그리고 이들의 이웃인 윌리엄 브라이언(50)이 픽업 트럭을 타고 쫓아가 총을 쏘아 살해한 참극이다. 당시 브라이언은 동영상을 찍었다.

맥마이클 부자는 당시 알버리가 강도라고 의심해 쫓아갔으며 알버리가 먼저 폭력을 행사해 정당방어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해 처벌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알버리가 살해되는 마지막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영상 속에서 맥마이클 부자는 픽업트럭을 타고 아버리를 뒤쫓아가 총을 발사했다. 아버리는 세발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비판적 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맥마이클 부자는 지난달 7일 살인죄로 뒤늦게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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