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6.06 13:00

'뮤' IP로 만든 웹툰 '슬레이브 B', 텐센트 동만 연재…스마일게이트 대표 IP '크로스파이어', 할리우드 진출

웹젠의 대표 IP '뮤'로 만든 모바일 신작 '뮤 아크엔젤' 이미지. (사진=뮤 아크엔젤 공식 홈페이지)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국내 중견 게임사들의 눈이 게임 IP 생태계 확장으로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원천 게임 IP의 콘텐츠 시장 진출이다. 최근 중견 게임사들은 연달아 게임 IP로 만든 웹툰, 웹드라마, 영화, 소설, 가상현실(VR) 캐릭터 콘텐츠를 선보이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게임 산업은 그간 콘텐츠 산업에서 나오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받아간다는 이미지가 더 강했다. 실제 게임사들은 성공한 웹툰, 웹소설, 영화, 드라마 등을 게임으로 바삐 옮겨왔다. 성공한 게임 IP들이 있다 해도 모바일 게임으로 다시 태어나고 e스포츠 시장에 나가는 등 주로 게임 산업 내에서 이리저리 매만져졌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게임 IP 비즈니스는 단순히 같은 산업 안에만 머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내 인기 콘텐츠가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세대를 만나면서 IP의 또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낸다"며 "변화된 미디어 환경이 이를 더 용이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들은 안정적으로 구축된 게임 속 세계관, 캐릭터, 스토리들을 앞세워 콘텐츠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웹툰 시장도 게임 IP 생태계로…중국·프랑스로 가는 '뮤' IP 웹툰

게임과 웹툰 산업의 만남은 갑작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이미 3~4년 전부터 양 산업은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는 중이다. 게임사는 웹툰으로 자사 게임들을 알렸고, 웹툰 IP가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하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최근 게임 IP의 웹툰 시장 진출은 궤를 조금 달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전까지 게임 IP 웹툰이 게임 홍보를 위한 일회성 프로젝트 느낌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웹툰 시장을 게임 IP 비즈니스의 한 자리로 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웹젠의 '뮤' IP로 만든 웹툰 '슬레이브 B'. (사진=카카오페이지 홈페이지)
웹젠의 '뮤' IP로 만든 웹툰 '슬레이브 B'. (사진=카카오페이지 홈페이지)

웹젠은 지난 4월 21일 '뮤' IP로 만든 웹툰 '슬레이브 B'의 카카오페이지 연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슬레이브 B는 웹젠과 하이브라더스코리아가 함께 제작한 판타지 장르의 웹툰이다. 웹툰은 주인공 니로가 노예라는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황제 뮤렌이 졸업한 학교 엑스카눔에 입학하며 펼쳐지는 성장과 모험을 다룬다. 세계관은 게임 뮤에서 따왔지만 세부 내용은 새로운 창작물이다. 싸우자 귀신아 등으로 유명한 웹툰 작가 임인스가 스토리를 맡았다.

이 웹툰은 지난 1일 중국 웹툰 플랫폼 텐센트 동만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월간이용자(MAU)가 1억2000만명을 넘는 해당 플랫폼에서 웹툰은 '대륙무쌍'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된다.

웹젠 측은 "현재 슬레이브 B는 프랑스 웹툰 플랫폼과도 올해 안 정식 연재를 목표로 진출을 논의하고 있다"며 "웹젠은 자사가 가진 뮤 IP의 글로벌 인지도와 영향력을 꾸준히 키워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회사는 이 웹툰 세계관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제작도 준비하며 회사의 IP 영향력을 꾸준히 성장시킬 계획이다.

◆할리우드서 제작되는 '크로스파이어' 영화…게임 IP로 만든 웹드라마는 '1억 5000만 뷰'

영화와 드라마 사업도 게임 IP 생태계 확장에서 빼놓을 수 없다.

스마일게이트의 대표 IP '크로스파이어'는 영화 산업으로 진출한다. 무대는 할리우드다. 미국의 소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가 영화 배급을 담당한다. 중국 텐센트 픽처스가 공동 제작 및 투자로 참여한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작한 닐 모리츠 오리지널 필름이 제작을, '영화 13시간' 시나리오를 쓴 척 호건이 영화 1차 시나리오를 맡았다. 

앵그리버드, 어세신 크리드, 툼레이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외국 게임이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진 적은 있지만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크로스파이어가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크로스파이어는 글로벌 동시접속자 수가 8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해외에서 인기를 얻어 흥행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컴투스의 '일진에게 찍혔을 때' IP로 만든 동명의 웹드라마 시즌2 포스터. (사진 제공=컴투스)

국내에서는 게임 IP 기반 웹드라마 성공 사례도 나왔다. 지난 5월 27일, 종영한 웹드라마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즌 2는 종영 당시 누적 5000만 뷰를 기록했다. 시즌 1 누적 조회 수를 합치면 1억 5000만 뷰를 넘어선다. 인기에 힘입어 대본집과 스페셜 굿즈 등 관련 상품이 나오기도 했다. 

이 웹드라마는 컴투스의 자회사 데이세븐이 개발한 동명의 게임 IP로 만들어졌다. 게임과 드라마는 주인공인 고등학생 연두를 포함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친구들의 사랑과 다툼을 그린다.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역시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으로 나오기도 했다. 게임 IP가 웹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한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완성도 높은 원천 스토리가 장르 제한 없이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컴투스 역시 IP 확장 및 신규 스토리 발굴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VR 캐릭터 사업으로, 소설책으로…게임 IP의 색다른 면모

게임 IP 생태계는 새로운 콘텐츠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4일 가상현실(VR) 게임 '포커스온유'의 주인공 한유아 캐릭터 IP 확장을 발표했다. 포커스온유는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7월 출시한 VR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해당 게임의 히로인 한유아는 밝은 성격과 긍정적인 사고방식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한유아 IP를 현실로 불러내 음원 제작과 패션 사업 콜라보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미 한유아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중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VR 캐릭터 산업에 도전한다. 모션 캡처와 3D 그래픽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의 유튜버 '브이튜버'를 비롯해 버추얼 인플루언서, 가상 모델 등이 이 산업에 속한다. 대표적인 일본의 브이튜버 '키즈나 아이'는 273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게임에서 나아가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IP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선도적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의 VR게임 '포커스온유'의 주인공 '한유아' 스틸컷. (사진 제공=스마일게이트)

게임 스토리 공모전 수상작은 종이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컴투스는 지난 3일 바른북스 출판사를 통해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2019' 대상작 '마녀환상곡'이 상·하권 소설책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마녀환상곡은 마녀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룬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컴투스와 데이세븐은 지난해 게임문학상 수상작 '드래곤 퀸 메이커'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게임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서비스 산업이면서도 동시에 기술적 요소가 중요한 콘텐츠 산업의 한 유형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음악, 영화, 방송, 애니메이션 등 타 산업 간 연계성도 높다"며 "게임 기업은 IP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해 더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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