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08 09:31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CNN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라면서 민주당 주자 조 바이든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분노의 트윗'을 올렸다.

파월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CNN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분명히 올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사회적·정치적 현안에 있어 조 바이든과 매우 가깝다"며 "나는 그와 35∼40년간 협력해왔다. 나는 그에게 투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지 않아야 할 이유에 대해 파월 전 장관은 "그는 효과적인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취임식 참석자 규모를 속이는 등 거짓말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은 "지난 대선(2016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하지 않았다"면서 "그가 하는 말들을 듣고 나서 이 사람을 위해 투표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에게는 헌법이 있고 우리는 그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헌법에서 벗어났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미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파월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비판했다. 군 출신 인사 등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한 일을 두고 파월 전 장관은 "나는 장군과 제독, 그리고 그 외 인사들이 한 일들이 자랑스럽다"며 트럼프 비판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분열적'이라고 공개 비판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에 동의해야 한다. 그(트럼프)가 우리를 분열시키기 위해 한 일을 봐라"며 "나는 나의 모든 전직 동료들과 뜻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모든 국민에게 손을 내밀어 이 시위와 저항을 지켜보는 일"이라며 "저주하기보다는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기 위해 그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 합참의장,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국무장관을 각각 지냈다. 파월 전 장관은 2016년 대선 때도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개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파월 전 장관의 인터뷰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처참한 중동 전쟁으로 끌어들인 데 대해 매우 책임이 있는 진짜 먹통인 콜린 파월이 또 다른 먹통인 슬리피 조(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롱하는 말) 바이든을 찍을 것이라고 방금 발표했다"며 "파월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갖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을 치렀다"고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트윗을 올렸다. "파월 전 장관이 과대평가됐다"고 비난하면서 300명의 연방 판사 임명 기록과 군 재건, 사상 최대 감세 및 규제 혁파, 건강보험 문제 등 자신의 치적을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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