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6.09 11:43

"국내 금융시장, 비교적 안정적 흐름…실물경제는 낙관적인 상황 아냐"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9일 “정부는 코로나 블루가 경제 전반에 전이되지 않도록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변화에 도태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제도의 진화를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했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가 연초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고 회사채·CP시장의 스프레드도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정책 대응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아직 수출 감소세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글로벌 역성장 우려가 제기되는 등 실물경제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6월의 경우 기업의 월말 결제자금 수요와 함께 금융회사는 분기말 건전성 기준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자금 흐름에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채권시장의 경우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약 12조원,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는 약 53조원”이라며 “상당부분이 고신용등급(장기채 AA-이상, 단기 A1)으로서 최근 개선된 금융시장 상황을 볼 때 회사채 발행, 차환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간 기업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국내 신용평가사의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결과 등급 유지가 대부분으로 등급 하향은 미미한 수준(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시장 변동성을 염두에 두고 자금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부위원장은 “이미 마련된 채권시장 안정펀드, P-CBO 등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6월 중 약 5조원의 자금공급 여력을 확보해둔 만큼 필요 시 신속하게 확대해 나가겠다”며 “건실하지만 코로나19로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에 대해서는 채권시장 안정펀드, 산은의 채권매입 등을 통해 지원하고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매입기구(SPV) 도 운영할 예정인 만큼 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도 어느 정도 해소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권사의 경우 3~4월에는 ABCP에 대한 매입약정 이행 과정에서 유동성에 어려움도 있었으나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완화되면서 5월부터 매입약정 이행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증권사의 현금성 자산보유 등을 감안하면 증권사의 유동성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나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유동성 현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손 부위원장은 “경제중대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이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자금이 경제의 필요한 곳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재 소상공인 1차, 2차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총 51만7000명의 소상공인에 13조2000억원을 지원했고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도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있다”며 “경제중대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통해 금융권과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간극을 줄이고 자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매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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