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10 13:28

배구경기 관람한뒤 이틀 뒤 숨져…공식사인은 심부전

피에르 은쿠룬지자 부룬디 대통령. (사진=FRANCE 24 English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15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던 동아프리카 부룬디의 피에르 은쿠룬지자(55) 대통령이 급사했다. 정부 측은 심부전으로 숨졌다고 밝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부룬디 정부는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지난 5일 동부 도시 카루지의 한 병원에 입원한 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고 8일 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부룬디 정부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면서 7일간의 장례 기간을 발표했다. 

부룬디 정부에 따르면 그는 사망하기 이틀 전인 6일 배구 경기를 관람했다. 당일 밤 갑작스레 쓰러져 병원에 후송됐다. 7일 상태가 개선되는 듯하다가 8일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심부전으로 숨졌다.

2005년 대통령에 취임한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15년 장기 집권을 끝내고 오는 8월 3선 연임 뒤 퇴임할 예정이었다. 후임에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후계자로 점찍은 에바리스트 은데이시미예가 지난 5월 대선에서 당선돼 있는 상태다. 지난 2015년 그의 3선 연임 갈등으로 부룬디에선 최소 1200명이 목숨을 잃는 유혈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사인이 코로나19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가디언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인의 부인이 열흘 전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출국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이어지면서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코로나19로 세계 정상이 사망한 첫 사례가 된다. 앞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치료를 받아 완치된 바 있다.

부룬디는 아프리카 중부 탄자니아 인근 고원지대에 있는 나라다. 인구는 1100만명 가량이다. 현재까지 83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1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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