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6.12 20:00

글로벌 경제 요동...OECD "전세계 올 -6% 성장" 예상
언택트 비즈니스 주목...미국 등서 IT기업 무섭게 질주
정 총리 “흑사병 속에 르네상스 싹터”…코로나는 기회

코로나 19로 인해 전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사진제공=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경제 성장률이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떨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 기업들 역시 생존 기로에 내몰려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우리는 과거 수차례 위기에서 기회를 찾곤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더욱 단단해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계는 새롭게 재편할 것이다. 사람 간의 접촉이 줄면서 언택트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비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 벌어질 산업 재편의 '빅뱅'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면 미래는 밝을 것이다. 뉴스웍스는 10회에 걸쳐 코로나 빅뱅으로 인한 산업재편에 따른 우리의 살 길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경제가 멈춰서며 요동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올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는 경우 -6%, 2차 확산 땐 -7.6%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없는 경우 -1.2%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차 확산이 이뤄진다면 성장률은 -2.5%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다. 특히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위태롭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6월 경제동향’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제조업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에 따르면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5.0%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광공업은 반도체 증가폭이 크게 줄고 자동차가 19.1% 감소하면서 감소(-4.5%)로 전환했다. 제조업의 경우 출하가 1년새 7.3% 감소하고 가동률(68.6%)도 전월대비 5.9%포인트 하락하는 등 부진 폭이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6.1%)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에 숙박·음식점업(-24.5%),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44.9%) 등 중심으로 부진했다.

항공, 여행업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마디로 죽을 지경이다. 직원 200명에 달하던 한 중견 여행업체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직원 80%를 감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6월 경제동향’에서 “코로나19 충격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MBC뉴스 캡처)

전염병 대유행은 수차례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 아메리카 대륙의 찬란한 인디오 문명은 서구인들이 가져온 천연두로 몰락했고,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은 발진디푸스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실패했다. 스페인 독감은 나치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언택트(비접촉)를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사람들이 접촉을 기피하면서 언택트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언택트로 대표되는 미국의 IT기업들이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주가는 실적 호조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언택트 관련 주식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의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카카오 시가총액은 현대차를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포스트 코로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나락이 기다릴 뿐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과거 위기를 기회로 만들곤 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혹독한 시련을 견디며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2000년대 말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며 '기술 벤처 붐'을 일으켰다. 카카오와 넥슨 등 스타트업들도 성공신화를 썼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우리 산업계는 과거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깨고 반도체·조선·자동차 등에 도전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궜다"며 "코로나 위기에서 정부가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없애준다면 우리가 세계를 선도할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기업이나 산업도 코로나 사태를 국면 전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혁명적인 발생은 기본이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생존 자금을 투입해 위기 기업을 살려야 한다. 업계는 전자통신, 자동차, 기계, 석유화학, 섬유 등 5대 업종에서만 105조원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가파른 최저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주52시간 규제도 풀어야 한다. 또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대기환경보전법 등 환경규제를 개선하고 법인세·상속세법 등도 완화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 연구개발(R&D) 및 공공 조달 정책을 개선하고 기술 인력 양성을 확대할 필요성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정치권·금융·노조 등 모든 주체가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을 단행한다면 새로운 '한강의 기적'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로 생존 기로에 내몰려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벌어질 산업 재편의 '빅뱅'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면 미래는 밝을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코로나 위기는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 국제 경쟁 강화 등 앞으로 경제 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며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활발히 발휘되도록 해 지식과 기술에 기반을 둔 생산성 주도의 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로 시작된 충격이 우리 경제와 산업을 흔들고 있지만, 위기는 늘 기회의 다른 이름"이라며 "14세기 중반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휩쓸고 간 '흑사병'이라는 잿더미 속에서 '르네상스'라는 꽃이 피었다"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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