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6.10 18:03

"386 운동권들, 자기가 선이기에 어긋나면 불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JTBC뉴스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JTBC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온(On) 국민 공부방' 첫 강연자로 나와 민주당을 겨냥해 "정의(justice)의 뜻을 왜곡하고 그것이 선(善)이라고 굳게 믿는 것이 일반인이 생각하는 가치관과 괴리를 보이지만 저들은 이를 자각하지 못 한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대통령은 큰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달은 혼자 빛을 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제 친구(조국)가 직접 연루된 일이어서 큰 충격이었다"며 "하지만 이 사건의 충격은 비리를 해결하는 방식이 우리가 공유하는 기준을 잘못된 것이라 하며 새로운 기준으로 처리하는 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꼬리가 개를 흔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의 586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밑에서 통제받던 386들인데, 이들이 세월이 지나 기득권이 되다 보니 통제를 받지 못하면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이들은 진리 자체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허위를 진리로 만드는 게 그들의 진리"라며 "서로 다른 의견을 인정하고 합의를 찾아가는 것이 정치의 기술인데 운동권 출신인 이들은 이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고 선이 악을 제거하면 정의가 세워지는 관념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자기가 곧 선이기에 여기에 어긋나면 불의가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조국이나 윤미향처럼 정의 기준에 어긋나도 이들은 선이기 때문에 보호해줄 수밖에 없고, 이를 공격하는 상대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려는 군사주의적 멘털리티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조국 수사하고 최강욱 수사하고 기소하니 이 사람들이 잘못한게 아니라 검찰이 잘못한 것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내세운다"며 "자기들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있으니 정권 앞잡이라는 과거 비판 프레임을 꺼내들지 못하고 '검찰 조직 이기주의' 이렇게 몰고가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군사독재 시절 집시법이나 국가보안법 등은 인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 자체가 불의해서 저항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며 "민주화된 이후에는 우리가 합의에 의해 법을 만들고 새로운 규칙을 제정했음에도 저들은 군사독재 시절의 저항 코드를 그대로 가져와서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강욱이 재판 중간에 회의가 있다고 가야 한다거나, 정경심씨는 검찰 수사 도중 조퇴받고, 참 처음 보는 광경인데 이들이 인권 신장에 굉장히 기여했다"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또, '정의'에 대해 "가능하면 초기 조건을 평등하게 해줘야 한다"며 "경쟁은 공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불평등을 어느정도 용인해야 하지만 과도하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에 대해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실 문 대통령은 정치할 생각이 없이 도망 다녔다"며 "친문, 폐족들이 노무현을 팔아먹고 있는 걸 웬만한 자기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막았을텐데 그 분한테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다보니 변수가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또한 "윤미향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이야기한 걸 봤는데 읽은 게 없다"며 "그다지 대통령 비판을 잘 안 하지만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오히려 대통령은 참모들에 의해 좀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굉장히 강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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