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6.11 14:43

이낙연 "총선 이후 많이 오른 지지율 조정 중"…전당대회 과열 양상 질문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사진=MBC뉴스 캡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사진=MBC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이 여러 곳에서 도전받고 있는 양상이다.

한쪽에서는 민주당 내의 김부겸·홍영표·우원식 의원 간의 이른바 '反이낙연 연대'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고 또 다른 한 축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최근 이낙연 의원을 압박하는 구체적 행동을 보인 선두 주자는 김부겸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10일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당대표가 되면 임기를 채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다른 당권 주자인 우원식 의원에게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의원은 '당선이 되면'이라고 전제조건을 붙였다"며 "나는 대권 주자가 당대표에 나서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이야기했다"고 에둘러 말했다.

김 전의원과 홍 의원의 이 같은 발언속에는 '대권과 당권은 분리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아울러 민주당의 당대표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대권후보 선출 일정상 지금부터 7개월 후에 사퇴해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반면, 당대표가 된 사람이 대권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24개월이라는 당대표 임기를 끝까지 마칠 수 있어서다.

이런 까닭에 김 전의원과 홍 의원은 이낙연 의원에 대해 '당권과 대권은 분리돼야 하고 대권에 도전하려면 당권은 포기하라'는 우회적인 압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더해, 같은 당의 우원식 의원도 당권 도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다 당권·대권 분리론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대권 잠룡 중 하나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일 박원순계 민주당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해 "본인에게 도움이 안 될 텐데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대권 잠룡인 민주당의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권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기본소득'을 고리로 정책 이슈를 확대하면서 존재감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 의원은 말을 아끼는 조심스런 행보를 보였다. 앞서 지난 10일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서 기자들이 김 전 의원의 당대표 완주 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참 답변을 망설인 뒤 "보도 이외의 것은 알지 못한다"고 짧게 말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는 이낙연 의원을 만난 기자들이 김 전 의원과의 회동 여부를 묻자, 그는 "똑같은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계속 하는 것은 고역이다. 이미 다 보도가 됐다"고 일축했다.  

한편,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협회 언론인 출신 21대 국회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이 '대선 지지율에서 독주하고 있으니 (최근) 다른 후보들의 견제를 예상했느냐'고 묻자 이 의원은 "총선 이후에 (지지율이) 많이 올랐던 것이 (지금) 조정되고 있는 것일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견제 강도가 예상했던 수준이냐'는 물음엔 "물론이다. 총선 후에 10% 이상 올랐던 게 조정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생각보다 (견제가) 거세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총선 전보다는 (거센 듯)"이라며 "(현재) 조정 과정이니까... 총선 이후에 조정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을 맺었다. 

끝으로 '코로나 국난이 엄중한데 8월 전당대회가 조기 대선처럼 과열 양상 보이는 것에 대해선 어떠냐'는 질문엔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며 "많은 의원들이 계시는데 국가와 국민과 당을 위한 충정 어린 고민을 말씀하고 계신 걸로 본다"고 말을 맺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이 '당권·대권 분리론'을 기치로 내건 민주당 일부 의원들에게 도전 받게 되면서 향후 민주당의 당권·대권구도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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