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오영세 기자
  • 입력 2020.06.12 09:31

업계 "유해성 여부 정확하지 않은 상태서 '호흡기 탈 날 수 있다' 발언 오해 불러"

[뉴스웍스=오영세 기자] 11일 00시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729만 9084명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도 1만 1947명으로 일별 확진자 발생 규모가 50여명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정부를 비롯해 의료기관, 기업체, 국민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살균·소독제를 생산·판매하는 중소기업들이 도산위기에 빠졌다.

지난 11일 살균·소독제를 생산·판매하는 중소기업들은 최근 환경부가 뒤늦게 제동을 걸어 판로가 막혀 도산에 이를 지경이라며 환경부 처사에 불만을 나타냈다.

중소기업들은 살균제·탈취제·세정제 용도의 분사형, 분무기 형태의 제품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생활화학제품안전센터로부터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품의 판매가 가능하도록 안전기준 적합확인이 신고되어 있는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전해수기에서 생성된 차아염소산수(HOCL) 0.004%에 정제수(99.996%)로 이루어진 미산성 물질이다.

차아염소산수(HOCL)는 오래전부터 식품산업과 보건산업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는 혁신적인 소독제라는 평가를 받았던 물질로 국내외 의학관련 저서 및 논문에도 안전성과 살균.소독제로서의 효율성이 다수 발표되어 있다.

또 식품 및 약물안정성평가센터에서 1995년에 발표한 실험 보고서에도 생쥐(숫컷 5마리, 암컷 5마리)를 이용한 독성실험에서 사망 및 독성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다만 전해수기에 소금물을 넣어 전기분해를 하면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상품명인 ‘락스’가 되며 이는 강알카리성으로 사용방법이 제한되어있는 물질이다.

최근 이처럼 살균·소독제로 차아염소산수(HOCL)가 높은 인기를 얻어 많은 제품이 시중에 나오자 환경부는 모 매체에서 “전해수기에서 생성된 물질에 대해 코로나 살균 효과의 의문 및 분무용으로 사용할 경우 호흡기에 탈이 날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로인해 이러한 상품을 취급하는 기업들이 홈쇼핑 등에 판매를 위해 준비했던 물량이 재고로 남아 관련 기업들의 줄도산에 이를 지경에 처했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차아염소산, 차아염소산나트륨 물질은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살균제 품목에서 사용 가능한 물질이기는 하나, 전해수기는 기존 살균제 제품과는 다른 형태의 제품으로, 안전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라며 “따라서 안전성이 확인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판매하는 것을 우려하는 한편, 올해 안으로 안전성 평가를 거쳐 기준을 만들겠다는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 업체들은 환경부의 설명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 관계자는 “애초 분류대상에서도 빠져있는,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물질로서 올해 안으로 기준을 만들 예정인 물질"이라며 "이 물질의 유해성 여부도 정확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마치 사용되어서는 안 될 물질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발언은 신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한 환경을 책임지는 공직의 자리는 매사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생활화학제품 내 모든 물질의 성분, 용도 정보가 수용, 표준화돼 있지 않아 기업이 각각의 용도를 자의적으로 부여해 판매했다고 해도, 관은 그것을 사전에 계도하지 못한 책임이 더 큰데도 모두 기업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기업을 도산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에 놓이게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환경부는 향후 살생물 물질 승인을 할 때 유해성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기업에서 안전한 물질로 대체하도록 사전에 유도할 수 있게 성분, 용도 등 빠짐없이 점검하고 표준화가 되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한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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