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12 12:06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가 독일 일간지 빌트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BILD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주둔 미군의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친(親)트럼프 인사로 재선 캠프 합류를 위해 대사 직을 사임한 그는 11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주둔 미군을 줄이겠다는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주독 미군 감축을 지시했다"면서 독일 외에도 감축 대상 국가로 한국과 일본,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를 언급했다.

다만 그는 철수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한국엔 2만85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그는 "미국 납세자들은 외국의 안보를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는 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주둔 미군을 미국으로 데려오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는 검토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한미 양국은 11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도 끝내지 못한 상황이다.

이어 그리넬 전 대사는 "독일에는 여전히 2만5000명의 미군이 남는다"며 주독미군 감축설을 재차 확인했다. 독일은 유럽에서 미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고 있는 나라다.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은 약 3만4500명이다. 이번에 9500명을 감축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주독미군 철수 배경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외교적 갈등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미국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메르켈 총리가 불참을 통보하자 앙금을 품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리넬 대사는 "독일 없이 G7을 개최할 수 없기 때문에 불참 결정에 미국이 실망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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