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6.13 00:05

"전용면적에 따른 동, 호수 차별화 없어 건설사와 수요자 모두 이익"

서울의 아파트. (사진=남빛하늘 기자)
서울의 아파트 (사진=남빛하늘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하나의 전용면적으로만 구성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미분양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면적을 공급하기 보다는 잘 나가는 단일면적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는 보통 소형(전용면적 59㎡), 중형(84㎡), 대형(114㎡) 등 다양한 크기로 지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소형에서 대형까지 폭넓은 수요자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2~3인 가구 증가로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공급 흐름이 바뀌고 있다. 대체로 건설사들은 전용면적 85㎡ 이하를 선택, 단일면적으로 평면을 구성하고 있다. 일종의 ‘타깃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 분양 리스크 최소화…수요자, 평형 차별 겪지 않아

우선 단일면적 아파트를 분양하려는 건설사는 분양 예정지역을 조사해 가장 수요가 많다고 판단되는 주택형을 선정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보통 전용 80㎡대가 2~3인 가구 실수요자가 가장 선호하는 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요가 많은 주택형을 집중 공급함으로써 건설사는 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단지 내 모든 주택을 단일면적으로 시공하면 공사비와 마케팅 비용 절감이 가능해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다. 수요자 입장에선 수요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주택형이 많이 공급될수록 분양기회가 커져 이익이다. 단지 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평형 차별’을 경험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같은 아파트라도 최신 아파트에 적용되는 가변형벽체 등 특화설계 옵션을 활용해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는 점도 단일면적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 만족을 높이는 요인이다. 선택형 벽체로 방 개수를 조절하거나 알파룸 등을 만들면 다양한 평면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일면적으로 구성된 단지는 재건축, 재개발 일반분양이 아닌 대부분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아파트”라며 “전용면적에 따른 동, 호수 차별화도 없어 건설사와 수요자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언급했다.

◆단일면적 아파트, 청약경쟁 ‘치열’…실거래가도 ‘쑥쑥’

단일면적으로만 구성된 아파트의 인기는 청약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올해 단일면적으로 분양에 나선 단지는 모두 11곳으로 이 중 10곳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지난 4일 청약접수를 받은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 B2블록 ‘하남감일 한양수자인’은 평균 24.09대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512가구가 전용 84㎡ 단일 주택형으로 구성됐다. 지난 3월 진행된 ‘시흥장현 영무예다음’ 역시 특별공급을 제외한 434가구 모집에 총 2만1766명이 접수해 평균 50.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도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됐다.

중대형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단지보다 단일면적으로 이뤄진 단지의 실거래가 상승폭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84㎡로만 구성된 ‘동탄2신도시 경남아너스빌’은 지난해 12월 5억49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해 5월 4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7개월 동안 약 6400만원 오른 것이다.

반면 전용 74~84㎡ 등 다양한 주택형으로 이뤄진 ‘반도유보라 2차’는 지난해 5월 4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이 12월에는 4억3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비슷한 입지여건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동안 약 1000만원 오르는 데 그친 셈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과거에는 대가족이 거주하기 위해 대형면적 아파트들의 공급이 증가했으나, 최근에는 1~2인 가구 증가와 핵가족화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분양시장에서 대형평형 아파트 수요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대형면적 아파트보다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 분양물량이 증가하고,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라면서 “분양시장에서 이러한 중소형 아파트들의 인기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망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도 “설계기술 발달로 평면 활용도가 좋아질수록 중형 단일면적 아파트의 수요층 범위는 넓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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