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14 06:55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SNS)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미국 병력의 책무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住韓) 미군을 감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설이 나온 와중에 내놓은 발언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군의 책무가 다른 나라들을 재건하는 게 아니라 미국을 외부의 적들로부터 지키는 것이라는 원칙을 회복하고 있다"며 "끝없는 전쟁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미군의 책무가 미국의 필수적인 이익을 지키는 것이지, 머나먼 땅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전쟁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소신이다. 그는 당선 이후 세계 경찰 노릇을 계속 할 수 없다며 꾸준히 미국의 동맹국 주둔 병력과 방위비 부담 축소를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같은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방위비 문제 등에 대한 불만으로 주독미군 철수 계획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주둔 미군의 감축 가능성이 거론된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의 적들에게 알리겠다"며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결코 행동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부터 우리가 싸운다면, 우리는 단지 싸워 이길 것"이라며,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어록을 인용해 "전쟁에는 승리를 대체할 것이 없다"고도 말했다.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추가 도발을 시도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대북 경고의 의미를 담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현역병과 주 방위군, 예비군에 대해 "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움을 돕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평가한 뒤 코로나19를 "중국이라고 불리는 먼 땅에서 우리나라에 온 신종 바이러스"라고 규정하며 ’중국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바이러스를 쳐부술 것이다. 우리는 이 전염병을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11일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 일본, 독일 등지의 미군을 데려오고 싶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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