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소현 기자
  • 입력 2020.06.15 11:00
故 정호종 경장(34). (사진=LG그룹 제공)
고 정호종 경장. (사진=LG그룹 제공)

[뉴스웍스=김소현 기자] LG복지재단은 고 정호종(34) 경장과 이윤진(35) 소방교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고 정호종 경장은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다 파도에 휩쓸려 순직했으며 이윤진 소방교는 터널 속에서 의식 잃은 운전자의 차량을 온몸으로 막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통영해양경찰서 소속 고 정호종 경장은 지난 6일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다이버 2명이 높은 파도에 떠밀려 해상 동굴로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다이버들이 고립된 동굴을 향해 구명줄을 수차례 던졌으나 동굴 입구가 비좁은 데다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어 정 경장을 비롯한 구조대원들은 바다에 뛰어들었다.

동굴에 진입해 다이버들을 구조하기 위한 로프를 설치하다 이들은 강풍과 파도에 휩쓸려 동굴에 고립됐다.

그중 9시간 넘게 입수한 정 경장은 탈진 증세를 보이다 갑자기 덮친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고 다음 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정 경장이 마지막까지 곁을 지킨 다이버 2명과 동료 대원 2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2년 차 새내기 해경인 고인은 교육생 시절 "국민에게 기적이 돼줄 수 있는 해양 경찰이 꿈이다. 구조가 필요한 사람에게 마지막 희망의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다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진 소방교(35). (사진=LG그룹 제공)
이윤진 소방교. (사진=LG그룹 제공)

이윤진 김천소방서 소방교는 지난달 19일 경상북도 김천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타고 있던 차량을 온 몸으로 막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방교는 이날 오후 5시경 김천시 감천 터널에서 차량 한 대가 1차선과 2차선을 위험하게 넘나들다 벽면에 부딪힌 뒤에도 계속해서 주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차량 옆을 지나던 그는 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창문에 머리를 기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차에서 즉시 내려 온몸으로 차량을 막고 버텼다. 차는 10여미터만에 멈춰 섰다.

이 소방교는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시민들과 깨워 안전한 곳으로 옮긴 후 구급차와 경찰이 올 때까지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교통정리를 하는 등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자 바다로 뛰어들고 맨몸으로 차를 막아 세운 제복의인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자는 뜻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됐다.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시민들에게까지 확대했고 현재까지 124명이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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