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6.16 04:00

미래차 기술 지닌 스타트업과 협업도 필수…효율적 언택트 시스템·경쟁력 갖춘 자동차사만 생존

평택항 자동차 선적전용 부두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
평택항의 자동차 선적 전용부두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자동차 산업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어려움에 처해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자동차 생산이 멈춰 섰고, 판매도 급감했다. 이로인해 자동차 산업은 국제적 연대의 해체와 재정립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지역적 연대 움직임도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에서 동시에 발생한만큼 해결할 특별한 방법도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판매가 어려워진 각 기업들은 내수 판매에 집중해 위기를 넘어야 할 실정이다.

언택트(untact)로 요약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기존 완성차 업체에 비해 탁월한 기술력을 지닌 채 시장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는 자동차 회사가 시장의 주도권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부터 무섭게 주가가 오른 테슬라가 현재 토요타와 함께 기업가치 1,2위를 다투게 된 것은 전기차업계의 선두주자인데다 플랫폼기업으로서의 높은 성장기대감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제조업체의 리쇼어링 지수(자료=대한상의)
미국제조업체의 리쇼어링 지수(자료=대한상의)

◆지역적 연대 및 리쇼어링 움직임 보여

자동차 산업은 그 동안 전 세계적으로 생산 공장을 분산시켜 비용을 줄여왔다. 그동안에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한순간에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한 지역 통제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으로 부품공급이 갑자기 단절돼 주요 국가들의 자동차 공장 생산이 일제히 멈추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하는 공장이 멈추자 한국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유럽까지 확산되며 글로벌 공급망은 붕괴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자동차 산업의 취약성을 노출시켰다. 더구나 유로존의 분열과 미‧중 무역대립도 심화되고 있다. 가속화되는 자국우선주의는 주요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자체조달하자는 논리도 힘을 얻는 현실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 사태로 발견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 기지의 자국 회귀, 즉 리쇼어링(Reshoring)을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 글로벌 체인을 유지하면서도 자국 내 생산 부품을 사용하는 빈도수를 늘려가는 추세다. 아울러 단일 글로벌 체인이 아니라 다변화된 유통 라인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국내 수급과 함께 글로벌 체인에서의 다양한 부품 수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위주에서 동남아시와 유럽 등 국가로 범위를 넓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나타났던 취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향후 기술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국내 기술 확보에도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장 판매 현황(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장 판매 현황(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율차 핵심부품 기술 확보·국산화 관건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불황으로 유럽에서 자동차 판매가 정상화될 때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미국도 금융위기 이후 정상화에 5년이 걸렸고, 지난 2015년 이후부터 실적회복이 부진하다. 또 폭발적 성장을 보이던 중국 시장도 2018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4월 말 기준 국내 생산 및 해외 판매 부진과 부품 공급망 차질 등으로 전년 동기 보다 매출이 22.2% 감소했다. 지난 5월 승용차 수출은 전년동기 58.6% 감소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은 “4월 세계 자동차 판매가 1년 전보다 44.8% 감소했다”며 “2022년까지는 업계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로 중단된 각국 공장들이 대부분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경기전망을 하는 연구기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회복은 2022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자동차 및 부품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넘어서기 위해 정책자금 및 세액공제 지원 확대,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의 경쟁력 확보, 개소세 인하 등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 지속 유지, 온라인 마케팅 지원 등을 손꼽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 중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은 배터리 및 수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첨단 부품 국산화를 위한 지원”이라고 강조한다.

자율차의 핵심부품인 비전센서, 레이더, 라이더, 초음파 센서, V2X, 디지털맵, 고정밀 지도 등과 자율주행관련 시스템 및 AI 및 각종 프로그램의 개발이 중요하다. 또한 전기‧수소전기차의 충전시스템과 리튬배터리 기술과 전고체 배터리 등 친환경 첨단 배터리 기술 국산화가 필요하다.

수소차의 경우 수소 생산 및 충전기술과 고농도수소센서 등 글로벌 체인을 통해 공급하던 수소차 관련 기술의 국산화 개발로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더욱이 국내 중소 및 중견 기술기업의 생존과 확대를 위한 지원도 제고되어야 한다. 기존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생산라인 모습(사진제공=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생산라인 모습.(사진제공=쌍용자동차)

◆코로나 사태 속 전기차 판매 증가…기술기업 시장 주도 

자동차 산업은 현재 수요 및 공급 절벽의 시기에 처해있다. 그럼에도 전기동력차의 판매는 늘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5월 지난해 보다 내수는 40%, 수출은 70%가 증가했다. 유럽의 경우 4월 화석연료차 판매량이 80% 감소할 때 친환경차는 31%만 감소했다. 그동안 휘발유와 디젤차에 뒤지던 친환경 동력 자동차들이 경쟁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욱이 친환경 정책으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의 선두주자인 웨이모,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 중인 얀덱스, 레이더 전문개발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등 기술을 가진 기업들 즉 스타트업 기업들이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며 관련 시장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와 지엠, 포드, BMW 등의 완성차 업체는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더불어 이들 스타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잡기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전동화, 자율주행, AI, 모빌리티 등의 기술과 맞물려 제공될 신기술들은 블루오션 시장”이라며 “다양한 기술적 발전은 실적과 맞물려 있어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타사와도 연합해 미래 기술에 대한 선도적 입장에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슈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자동차 판매에서 금기시되어 왔던 홈쇼핑, 온라인 판매 등의 언택트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언택트 소비의 증가는 5G 네트워크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사람이 밀집한 지역을 피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신차 판매와 별도로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를 재출시했고, 벤츠 시그니처·리저브·프리미엄과 BMW의 아이·레전·M 등의 구독상품을 통해 자사차의 이용 고객을 늘리기 위해 서비스를 강화했다. 그 외에 캐딜락, 볼보 등의 완성차 업체도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자동차의 판매와 더불어 서비스의 이용 고객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 방향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도 최근 오프라인 판매에서 온라인 판매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돌입했다.

최근 카페이, 카투홈, 홈투카, In-Vehicle 컨텐츠 등 서비스 기능이 가능한 V2X(차량‧사물간 통신)와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등의 기능을 갖춘 차량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전기차, 자율주행차, 플라잉 카, 개인형 이동수단, 도심형 이동수단 등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 확대와 온라인 등 언택트 비즈니스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각 기업들은 정보통신 및 AI와 융합된 미래차 기술에 대해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네트워크의 발달은 기업을 내수 시장에서 대면접촉을 통한 판매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효율적인 언택트 관련 시스템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전 세계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좀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준규 상무는 “기술적 우위에서의 시장 주도는 향후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변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수요 증기를 대비해 지금이 각 기업의 기술 확보에 중요한 시기”라며 "최근 보이는 추세는 미래차 기술에 대해서는 기존 완성차 업체보다 일부 스타트업 기업이 우위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는 스타트업 기업 등 미래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기업과 협업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미래차 기술력을 확보해야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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