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6.15 18:19

발행 주식 총수·CB 발행 한도 늘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HDC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의 기싸움으로 사실상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아시아나항공이 자본 확충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15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 확충과 관련한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 주총에서 발행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출석 주주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8억주에서 13억주로 발행할 수 있게 되어 CB 발행 한도가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같은 날 임시 주총을 열고 정관을 개정했다. 발행주식을 1억주에서 2억주로 늘리고, 역시 전환사채를 발행해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회사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항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사태로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전 직원이 무급휴직 15일 이상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 현재 전체 직원의 50%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정관개정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매각 과정에서 버티기를 하기 위한 자금 확충 등 자구책 마련을 위한 방편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HDC는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을 채권단에 밝히며, 재협상 조건을 채권단이 제시해야 한다고 배턴을 넘긴 상태다.

HDC는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자금의 차입과 부실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결정하고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까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280%로 직전 분기 1387%의 4.5배 증가했다. 부채 규모는 12조5951억원에서 13조204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더욱이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시장상황의 반전이 어려워 2분기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지난 4월 채권단으로부터 1조7000억원의 지원이 결정되면서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 일부를 해결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재무 상황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차입금 2조5000억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며, 정부의 기간산업 안정 기금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이번 정관 개정과 모든 자구안을 통해 매각까지 버티기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이 길어질수록 부채가 증가해 기업가치도 훼손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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