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6.17 10:53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 부채액 86.8조원 늘어…2000년대 경제대침체 때보다 재정 상태 심각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예상 시나리오 (자료=알릭스파트너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예상 시나리오 (자료=알릭스파트너스)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수익과 비용적 측면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가 지난 4일 발간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망 : 불확실성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7050만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153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유럽과 북미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와 업체별 신차효과 등의 긍정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있어 향후 코로나19의 확산 방향에 따라 내수 판매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곳곳에 내려진 봉쇄령, 더딘 경제활동 재개, 소비심리 및 고용 위축 장기화로 올 3월 초부터 축적된 신규 부채액이 721억 달러(한화 약 86조874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자동차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올해부터 2022년까지 향후 3년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최대 3600만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2020년에서 2025년까지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누적 투자액이 약 790억 달러(한화 약 94조223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등의 위기가 겹치면서 예상 투자액의 상당 부분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기준 자동차 제조사들의 본질적인 영업활동 수익성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인 투하자본수익률(ROCE)이 2015년 대비 평균 47%, 부품사들의 경우 평균 36%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부채액도 자동차 제조사 36%, 부품사 33% 증가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 및 부품 업계가 코로나 사태 발발 이전부터 2000년대 말 경제 대침체 당시보다도 더 심각한 재정 상태를 겪고 있었다는 것으로 장기간 지속된 업계 불황에 팬데믹이라는 위기가 더해져 재정 악화를 더욱 가속화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던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및 50개 부품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월초부터 5월 22일까지 197억 달러(한화 약 23조4961억원) 규모의 신규 차입금과 524억 달러(62조4974억원)의 한도성 여신까지 추가로 사용해 총 721억 달러(한화 약 86조5921억원)의 신규 부채가 발생하게 됐다.

특히 지난해 기준 자동차 부품 업계 총매출의 6%를 차지하는 기업들만이 재정적으로 ‘안정적(strong)’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에 50%의 기업들이 ‘고위험(stressed, ’43%) 및 ‘부실(distressed, 7%)’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크 웨이크필드 알릭스파트너스 자동차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는 “자동차 기업들이 판매량 급감으로 인해 불어난 부채와 코로나19 대유행이 초래한 불확실성에 신중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속히 손익분기점을 낮춰야 한다”며 “손익분기점을 2000년대 말 경제 대침체 당시 수준으로, 즉 세계 자동차 판매량 약 6500만대 및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 약 1400만대 가량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릭스파트너스 서울사무소 박준규 부사장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수요 또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생산 및 수출은 여전히 어려움이 예상되나, 한국의 코로나19 조기 종식 가능성에 따른 내수 회복 가능성 또한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비용 하나하나 면밀하고 냉정하게 검토하여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정부 지원정책 및 주요 운영 리스크 파악에서부터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구축,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한 포트폴리오 구성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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