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6.17 15:54

"국민 기대 부응 못해 죄송…분위기 쇄신 계기 마련하는 것도 제게 주어진 책무"

지난달 20일 '2019 북한연구학회 동계학술회'에서 발언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부 홈페이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부 홈페이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6층 기자실을 찾아와 "저는 남북관계 악화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많은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사태를 수습하지 않고 물러나는 게 능사는 아니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러가지를 고려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분위기를 쇄신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제게 주어진 책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임을 결심한 시점에 대해선 "남북관계 악화에 대해 현재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던 시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들과 관련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된 현 상황에 대해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읽어보시면 대체로 현재 상황에 대한 제 입장을, 추상적이지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남북관계 역사에는 수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와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6·15 정신은 사대가 아니라 자주, 대결이 아니라 평화, 분단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지난해 4월 8일 취임 후 약 1년 2개월 만에 통일부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북한은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필두로 남측 일부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연일 대남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전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소 청사를 폭파한 데 이어, 이날은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지역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복구와 서남해상 전선 등 전반적 전선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 사실상 9·19 군사합의를 파기할 뜻을 시사했다.

아울러 북한은 남측이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통지문을 보냈으나 김 제1부부장이 거절한 사실을 공개해 남북관계 단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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