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06.18 04:00

2025년 세계 바이오시장 14조 달러 예상…글로벌 차원 개방형 혁신 절실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코로나19는 전대미문의 충격파를 몰고 오며 지구촌에 암운을 드리웠다.

대부분의 산업은 매출 급감으로 신음하지만, 바이오산업은 게임산업과 함께 오히려 성장세다. 당장 진단키트를 활용해 확진자를 찾아야 하고, 치료제·백신 개발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련 필수장비 수요도 적지 않다.

심지어 전문가들 사이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백신과 치료제 조기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글로벌 감염병 재난 상황 속에서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부각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방역, 진단키트 등이 주목받는 현 상황은 'K바이오'가 세계로 뻗어갈 기회다. 이를 감안해 정부도 오는 2025년까지 신약과 의료기기 연구에 연간 4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대한민국의 바이오 분야 경쟁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바이오를 3대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코로나19 체외진단키트(사진 제공=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코로나19 체외진단키트. (사진 제공=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K진단키트', 한국 바이오산업 역량 알렸다

바이오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미래가 밝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 세계 바이오 시장 규모는 8조 6000억달러였다. 향후 5년간 연평균 6%가량 성장해 2025년 14조 4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약 1500억달러로 전 세계 시장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이제 막 돛을 펼친 한국 바이오산업은 코로나19사태를 순풍으로 활용 중이다. 세계는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한국 바이오 기술에 주목했다. 주요 외신들이 한국 방역 대책을 앞다퉈 보도하기도 했다. "지금이 바이오 강국으로 입지를 다질 기회"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K진단키트'가 국내 바이오산업 역량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맡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2억 2598만달러(약 2769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3월부터 수출량이 늘더니 4월에는 폭증했다. 4월 한달 동안 수출한 코로나19 진단키트가 2억 123만달러로 전체 수출량의 84%에 육박했다.

진단키트 수출국도 1월 1개국에서 2월 33개국, 3월 81개국, 4월에는 103개국까지 늘었다.

SK바이오팜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
국내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K바이오', 최소 10년 내다 본 투자 필요

순풍에 돛 단 모양새의 K바이오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한국의 바이오경쟁력 순위는 지난 2009년 15위까지 올랐다가 2018년 26위까지 추락했다. 글로벌 톱10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바이오기업도 없다. 

특히 바이오산업 경쟁력의 바로미터인 신약 개발 능력이 여전히 취약하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바이오기업이 감내하기엔 투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제약산업 특성상 신약 개발까지 최소 10년의 기간이 소요되고, 2조원 이상의 투자비용이 든다. 

이를 고려한 정부는 연간 2조6000억원 수준인 바이오 분야 R&D투자를 2025년까지 연간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신약 개발을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범정부적 차원 지원 체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지원책은 반갑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가 집중해야 할 투자 방향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태억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본부장은 "정부는 투자의 결과물이 대략 10년 후 나온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투자 전략의 방향과 영역을 결정할 때 최소 10년을 내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떠들썩하게 논의되는 연구 영역에 정부가 투자하면 안 된다. 그 영역은 시장의 것"이라며 "또한 연구개발 투자 영역을 결정할 때 구체적인 기업 수요나 사업화 모델과 연계시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약산업은 본질상 국내가 아닌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산업"이라며 "글로벌 차원의 개방형 혁신을 투자전략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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