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18 10:21

NYT "최고 참모들마저 등 뒤에선 대통령 조롱"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2020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또 볼턴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뒷담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은 볼턴 전 보좌관이 오는 23일 출간할 예정인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자신이 2020년 대선에게 이기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볼턴은 "두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는 ’2020년 선거’로 대화를 놀랍게 전환했다"며 "선거 결과에서 농민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대두와 밀 수입 증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승부처가 될 농업 지역(farm states)에서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살 것을 요청했다는 뜻이다.

시 주석이 농산물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협상을 재개하는 데 동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300년간 가장 위대한 중국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이후 몇 분 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며 한층 수위를 높였다고 한다.

볼턴은 "트럼프가 시진핑과 나눈 대화에는 미국의 국익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이익도 반영됐다"며 "트럼프는 무역 문제뿐만 아니라 안보의 전 분야에서 개인과 국가를 혼동했다"고 비판했다.

또 볼턴은 폼페이오 장관이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도중 볼턴 전 보좌관에게 몰래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쪽지를 건넸다고 폭로했다. 그 쪽지에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북미정상회담이 끝나고 한달 뒤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외교를 가리켜 "성공할 확률이 제로(0)"라고 일축했다.

이를 두고 NYT는 스스로를 변함없는 충성파로 자처하는 최고 참모들마저 등 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무지와 불개입주의에 관한 일화도 책에 들어갔다.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핀란드는 러시아의 일부인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또 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결정을 거의 내릴 뻔했다는 이야기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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