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6.18 10:12

스티브 비건 등 백악관·국무부 인사 접촉 전망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21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홈페이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지난 2018년 12월 21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낮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방문 목적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말하면 안됩니다", "죄송합니다"라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미는 북한이 대남 강공책을 강화하며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한미 고위급 인사 간 직접 접촉이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이후 끊기다시피 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특사에 준하는 역할을 갖고 방문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있다.

이 본부장의 방미는 비공개로 추진됐으며, 구체적인 방문 일정과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워싱턴에서 며칠간 머물며 백악관과 국무부 인사 등을 두루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하는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방미 기간 북한의 대남 압박 의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대북 공조 및 대응책을 조율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미 정치일정 등을 고려할 때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금 탄력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북한의 불만을 달래면서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을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도 진행할 전망이다.

대북 제재로 인해 손발이 묶여 있는 남북경협과 관련된 진전된 조율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한국은 올해 들어 남북 협력사업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비핵화 협상보다 남북 경협이 앞서나가길 꺼리는 미국의 인식 때문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전날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위를 삼갈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면서도 미국은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남북협력이 비핵화 진전과 발맞춰 진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비해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이어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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