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6.19 04:00

중형조선사 LNG 연료추진선 진출로 생태계 활성화…친환경 공정 제품 기술개발·에너지 효율화 공정 강화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 (사진제공=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 (사진제공=포항시)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선해양산업과 철강산업의 기상도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조선해양은 '약화된 체력 속에서 새로운 활로 모색'으로, 철강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타격 우려'이다. 

◆올해 조선해양산업 발주량, 작년 '반토막' 예상

지난 5월 29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회 산업 발전 포럼'에서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포스트 코로나19 조선해양산업 비전과 과제'라는 발제문에서 "코로나 사태 이전이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의 10년 불황과 생존경쟁 상황이었다면, 현재는 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태이고 코로나 사태 이후는 새로운 생존절벽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상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이 산업구조개편과 경쟁국 간의 경쟁격화의 시기였다면, 현재는 인력수급이라는 생태계 시스템이 약화되고 국제안전환경규제가 강화된 시기이고 코로나 사태 이후의 세계는 기술패러다임, 생산공급망, 인력수급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조선산업 구도변화 (사진제공=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
세계조선산업 구도변화 (사진제공=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

그는 지난 20년 간 '세계 조선산업 구도 변화'를 그림을 통해 제시했다. 1999년에는 한·일·유럽이 G3를 형성했으나 2009년에는 중국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가운데 한·중·일이 G3로 등극했음을 보여줬다. 이후 2019년에는 한·중 양강이 세계 발주량의 70%를 수주하는 체제 속에 일본과 유럽이 추격하는 양상임을 시각화했다.

그는 또 클락슨(Clarkson·조선해양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의 2020년 3월 자료를 근거로 "그럼에도, 조선해양 산업은 세계적으로는 그 발주량 전망치가 뚜렷한 하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9년 세계발주량이 2530만 CGT(표준선 환산톤수)였는데, 올해는 그것이 45.7%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2025년경이나 돼야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향후 3년 간 저성장 기조가 불가피해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LNG추진 관공선 조기 발주...'일감 확보' 지원해야

이런 가운데, '조선해양 산업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노력'이 자구 차원에서 일어났다. '산업생태계 재건과 미래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조선해양산업 발전협의회가 운영됐고, 코로나 19사태 대응을 위해 협회 내에 '코로나 19 대응반 구성 및 활동'도 이뤄졌다. 

조선해양산업 발전협의회는 4개 분야, 7개 대(大)과제, 30개 중점추진과제를 도출했다. 특히 LNG선 핵심원천기술 확보, 스마트십 플랫폼 구축, LNG 벙커링선, 핵심기자재 국산화, 미래기술인력 확보, 협력사 동반성장 등 미래이슈 논의 발굴 등 '신규과제 발굴'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코로나 19 대응반 구성 및 활동'은 ▲물류 블록 기자재 관련 정부 협조 요청 ▲기자재 검수 시운전 기술인력 (서비스엔지니어), 선박인수선원 입국 관련 건의 ▲유동성 리스크(위험) 대응 및 금융지원 (제작금융, RG(선수금), 협력사 여신 공급 확대 등) 요청을 통한 부품·장비/인력 공급망 정비 및 기업의 단기 유동성 대응으로 진행 중이다.

조선해양산업 발주량 전망치 (사진제공=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
조선해양산업 세계 발주량 전망치 (사진제공=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

 

정 상무는 '산업생태계 재건과 상생 기반의 7대 미래발전전략'과 관련해 정책제언도 내놨다. 그는 "2050 전략경영·체계 구축 전략으로는 LNG선 (LNG 연료추진선) 등 고부가선 시장의 초격차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LNG선 수주는 지난 5년 간 세계 전체 발주 척수 중 74%인 147척 수주, LNG연료추진선 수주비중은 2017년 27.9%에서 2019년 43.0%가 됐다"고 밝혔다.

산업생태계 활성화 상생전략은 '중형조선사의 LNG 연료추진선 진출'이다. 중형조선사는 종전 10개사에서 4개사로 감소된 상태다. 아울러 기반산업(기자재)의 생태계 자생력 회복 전략을 구사하고 해운회사 및 정책금융 확대 통한 통합 클러스터 구축 전략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양진흥공사 자본금(2조 9천억) 확대를 통한 국내 발주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장은 지난 5월 7일~8일까지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3주년 국정토론회'에서 "이미 항공·호텔·관광 등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고 자동차·석유화학·철강·조선 등 주요 제조업도 해외 수요 절벽과 수출 감소, 유가 하락, 재고 적체 등 어려움이 지속, 2/4분기부터 피해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은 지금과 같이 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부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고 생산성을 보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를 비롯한 긴급지원자금의 조속한 투입을 통해 기업의 유동성 위기 해소 및 흑자도산을 방지해야 한다"며 "고용유지지원금의 지급요건을 완화하고 지급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산업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대규모 기업에 대해서도 지원수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선해양 업계의 '단기적인 대 정부 건의'의 핵심은 '관공선 발주확대 및 대형 국내화주의 전략적 긴급발주'다. 특히 해수부의 2020년도 상태평가 대상 관공선 14척 (선령 20년 이상, 약 1500억) 조기 폐선 후 LNG추진 관공선 조기 발주로 일감 확보 지원을 통해 중소형 조선소를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또한, 3조원 규모의 한국가스공사 용선 노후 국적 LNG선 15척 대체발주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일감부족에 시달라는 대형조선소와 기자재 업체를 지원하는 조치이다. 이에 더해, '가스 시운전 겸용 LNG 벙커링 선박 (20k급) 건조 지원'도 촉구했다. 

◆'세계철강 수요 10% 이상 감소' 예상

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철강산업 비전과 과제'를 짚었다. 박 연구위원은 "글로벌 철강시장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20년 3월부터 전세계 철강수요 및 생산은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라며 "3월 조강생산 실적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EU(유럽연합)는 20%, 인도는 14%, 일본은 10% 급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0년 2분기 이후 충격이 심화되면서 철강수요는 2009년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며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세계경제 성장률이 1.7% 하락했을 때 세계철강수요가 6.3% 감소했는데,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 성장률 3% 하락이 예상되는데 이에 따른 세계철강 수요는 10%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박 연구위원은 "주요국의 수요·수입 감소로 생산 정상화 시에는 수출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선진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도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세계 철강산업 동향. (사진제공=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세계 철강산업 동향. (사진제공=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철강산업은 내수와 수출, 생산이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 3중고'에 직면한 실정이다. KOSA(한국철강협회)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자동차 등 수요산업 부진과 주요국 수입규제 영향으로 내수와 ·수출, 생산은 동시에 감소했다.  

게다가, 제조업의 글로벌 공급망(GVC) 차질 영향 등으로 철강 내수·수출 모두 2분기부터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은 최대 수입선인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해 수송 등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급감했으나 향후 중국산 증가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 EU(유럽연합), 인도, 일본 등의 수요 침체 감안시, 추가적인 감소는 불가피하며, 대미수출량의 85%를 차지하는 에너지용 강관은 저유가의 영향으로 수출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각국의 수요 침체에 따른 보호무역주의의 추가확산 및 주요 철강수입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 우려까지 깔려있다. 

국내 철강사 한계기업 수. (사진제공=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철강사 한계기업 수. (사진제공=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신철강니즈 대응 소재·친환경 공정 제품기술' 개발 필요

금융위기 이후 국내 철강사의 수익성 악화는 뚜렷하며 최근들어 한계기업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부진과 설비과잉 영향으로 수익성이 급락했고, 2019년 경기침체 및 철강수요 하락으로 수익이 급감했다. 한계기업 수는 2015년 48개사를 정점으로 하락 추세였으나 2018년 68개사, 2019년 79개사로 최고치를 갱신한 상태다. 여기에서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뜻한다.

국내 철강사 영업이익 추이 (사진제공=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철강사 영업이익 추이 (사진제공=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박 연구위원은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 생존이 우선이지만, 미래 경쟁력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며 "내수기반 안정화, 수출전략 고도화(제품·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한 성장모델 제시 및 스마트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자동차(신(新) 모빌리티), 건설(스마트 시티/빌딩) 등 신(新)철강니즈 대응 소재 개발과 친환경 공정 제품 기술개발 및 에너지 자원 효율화 공정 강화는 물론이고, 생산의 스마트화 및 유통 서비스 플랫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강산업 위기 타개책에 대한 연구'도 관심을 끈다.

산업은행 산하 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의 이동이 연구원은 지난 5월 '국내 철강산업 동향과 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이슈브리프 자료에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경계심리 강화로 건설용 강건재, 가전용 강판 등 실생활과 밀접한 철강제품과 관련해 항균기능을 갖춘 새로운 제품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수요의 등장은 철강산업이 수요정체 및 업황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빠른 기술연구 및 제품개발 등 국내 업체들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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