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18 16:41
부석사 조사당 벽화. (사진제공=문화재청)
부석사 조사당 벽화.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국내 최고(最古)의 사찰벽화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보존처리가 시작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사찰벽화인 부석사 조사당 벽화(국보 제46호)의 보존처리에 착수한다고 18일 밝혔다.

경북 영주시에 있는 부석사 조사당 벽화는 우리나라에서 화엄종을 처음 시작한 의상대사(625~702) 초상을 모신 부석사 조사당(국보 제19호)의 내부 벽면에 그려진 불교 회화로, 목재 골조 위에 흙벽을 만들어 다양한 안료로 칠해진 그림이다.

해당 벽화는 조사당 건립 당시인 1377년(고려 우왕 3년)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벽화에는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 사천왕(四天王)이 6폭으로 나누어 그려져 있으며,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벽화로 평가받고 있다.

이 벽화는 일제강점기인 1916년경 조사당에서 해체·분리됐고 6폭의 벽화는 각각 벽체 뒷면 일부가 제거되고 석고로 보강돼 나무보호틀에 담겼다. 표면의 균열부위에도 석고로 보존처리된 바 있으며 이후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제18호)과 보장각을 거쳐 지금까지는 성보박물관에 보관·전시됐다.

현재는 일제강점기에 사용된 보존처리 재료인 석고로 인해 백색 오염이 벽화면 전반에 나타났고,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가 열화되면서 채색층의 박리(剝離, 회화의 표면이나 물감층이 들떠서 벗겨지는 것)·박락(剝落, 회화의 표면이나 물감층이 긁히거나 들떠 떨어지는 것)과 표면 오염까지 관찰되는 상태다.

또한 벽체 분리 전부터 가로 방향 균열이 발생해 일제강점기에 이를 석고로 보강했으나 현재 보강부 주변으로 추가적인 균열·타락이 발생하고 있어 구조적인 손상도 심해지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이 지난해 시행한 국가지정문화재 정기조사에서 벽화의 보존처리 필요성이 제기됐고, 올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치면서 전면 보존처리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지난 2일부터 벽화 표면 보양작업을 시작해 벽화 6점을 포장했으며, 17일과 18일 이틀에 거쳐 국립문화재연구소(대전)로 운송한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먼저 벽화의 상태를 정밀진단한 뒤 비파괴 구조진단을 통해 손상 진행 현황과 그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오염을 유발한 과거의 보수재료들을 일부 제거하고 벽화를 재처리하기 위한 재료 연구와 보존처리를 함께 진행하게 되며, 고려 후기 벽체의 구조와 벽화제작기법에 대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보존처리·연구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 7월까지 수행될 예정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심각하게 손상된 부석사 조사당 벽화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안정된 상태로 보존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와 보존처리를 수행할 예정" 이라며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 과정에서 도출되는 연구성과는 국민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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