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6.18 16:32

"손실위험 크고 제시수익률 높은 ELS 상품 출시…투자자 보호 문제 없는지 살피는 중"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8일 “비우량채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을 위한 기구가 설립되기 전에도 산업은행을 통해 우선 회사채·CP를 매입하는 등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이날 기업의 시장성 차입과 금융업권의 리스크 등을 점검하기 위해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와 분기말 자금공급 축소 효과가 겹치면서 회사채 및 단기자금 시장의 거래가 원활하지 않는 등 일부 어려움이 있었다”며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 등 금융시장 지원 대책 및 증권사 유동성 지원 방안을 추진했고 그 결과 최근 회사채와 단기자금 발행 시장이 일부 회복되고 스프레드 증가폭은 둔화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량과 비우량등급 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 여건에 차별화가 되는 부분은 있다”며 “6월 만기도래 채권은 총 68조원으로 회사채가 12조2000억원, CP와 단기사채가 55조5000억원이고 이 중 약 90%가 고신용등급인 만큼 차환 등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ELS 마진콜 관련 자금수요가 컸던 증권사 등도 글로벌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외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필요 시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차입이 가능한 만큼 현재 유동성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RP 매도자의 현금성 자산 보유 규제에 대해 6월말 자금수요 급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라며 “비우량채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P-CBO, 산은·신보 CP매입 통해 대응하고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을 위한 기구가 설립되기 전에도 산은을 통해 우선 회사채·CP를 매입하는 등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고 저금리로 수익추구 현상이 심화되면서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FX 마진, 그리고 차액결제계약(CFD)의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FX 마진거래의 경우 개시증거금 인상, 위험고지 강화 등 시장 건전화 조치를 이미 시행했으나 여전히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92%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상황”이라며 “소액 증거금을 매개로 한 사설 FX마진거래, FX렌트거래 등에서 투자자 피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1월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된 이후 일부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계약(CFD)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파생상품은 레버리지 거래의 특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관련 상품의 거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지만 개인투자자들도 수익구조 등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 하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업계에서는 개인전문투자자의 증가가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경제에 보다 생산적인 도움을 주는 상품개발에 힘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시장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손실위험이 크고 제시수익률이 높은 ELS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감독당국은 이러한 상품에 대한 광고나 판매 시 투자자 보호절차에 문제가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증권사의 전체 ELS 발행규모 등과 관련해서는 업계 등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증권사의 자금조달과 운용을 건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부위원장은 “개인투자자들이 당면하게 되는 리스크 외에도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증권사는 수익원 창출, 다변화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했는데 부동산 투자는 규모가 크고 중도 환매나 재매각이 어려울 뿐 아니라 주요국 부동산 경기 하강 리스크가 있어 투자손실 발생 시 증권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외 투자의 상당부분이 개인 투자자 및 법인에게 판매됨에 따라 투자자 피해도 우려된다”며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증권사의 자체 점검을 실시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캐피탈사의 경우 자금조달의 상당부분을 회사채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성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 연체율은 낮은 편이고 자기자본 비율도 감독 수준을 상회하는 등 건전성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개인사업자, 경기민감업종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의 자산가치 하락 등 리스크와 영업기반 약화에 따른 자금조달 악화 등이 우려되는 만큼 저신용등급 여전채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면서 유동성리스크 모범규준을 제정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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