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6.21 12:00

유용상 KIST 박사 연구팀

수직 나노갭 전극의 나노 입자 제어기술의 모식도 (사진제공=K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유용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박사팀은 이신두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머리카락 1000분의 1 굵기인 20 나노미터(nm) 수준의 유체내 초미세 부유 입자를 효율적으로 포획하는 ‘나노갭 전극’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해당 전극을 이용해 최근 신약개발 및 암 진단 신규 마커로 주목받고 있는 세포밖소포체(엑소좀)와 치매 단백질의 선별농축과 위치제어 실험에도 성공했다.

KIST-서울대 공동연구진은 센티미터 단위의 입자 농축과 정제 실험을 통해 ‘유전영동 집게’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나노갭 전극의 대면적화에 성공했다. 

유전영동이란 1초에 수백~수천 번 진동하는 파장을 두 개의 전극에 인가해 전극 주변부에 불균일한 전기장을 형성, 이를 통해 전기장 주변의 입자를 전극부로 끌어모으거나 밀어내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고가의 장비 대신 보편적인 반도체 공정을 이용하는 기술을 찾기 위해 다양한 전극 구조를 실험하던 중, 수직 배열의 비대칭 전극이 기존의 수평 배열보다 10배 이상 더 큰 유전영동 힘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노갭 전극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대면적화와 비용 절감이 동시에 가능해졌다. 

기존의 수평 배열 전극 제작 방식은 손톱 크기 나노갭 구현에 최소 수십 만 원이 소요됐다. 새로운 유전영동 기술을 이용하면 최대 5000 원으로 LP 레코드판 크기의 나노갭 전극을 제작할 수 있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수직 배열의 나노갭 전극 원천 기술은 대면적화와 전극 형태의 다양화, 제작 단가의 획기적 절감과 함께 다양한 응용 가능성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공기 또는 물 필터에 활용될 경우 건전지 정도의 저전압으로도 미세먼지, 나노 플라스틱, 바이러스, 세균, 박테리아 등 다양한 미세 부유 입자의 실시간 검출과 제거를 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유의상 박사는 “이번 성과는 향후 종류나 환경에 상관없는 나노 크기 입자의 선별 정제 기술로 응용될 수 있다”라고 밝혔고 유용상 박사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과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전반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은 KIST 주요사업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융합기술분야 나노바이오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 호에 게재됐다. 

유의상(왼쪽부터) 박사후연구원, 이신두 교수, 유용상 박사 (사진제공=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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