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6.21 13:00

50대는 영상, 60대는 전자책 결제 급증…언택트 소비 일상화로 올해 세계 시장규모 600조 전망

(사진제공=pxhere)
'구독 경제'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pxhere)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집콕족(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고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구독 경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구독 경제란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구독 경제는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배달 신문'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까지는 영상과 음악, 도서 등의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구독 경제의 주를 이뤘으나 점차 서비스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구독 경제를 통해 사업자는 고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신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품질을 향상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하고, 예상되는 고정비 지출로 가계 지출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방면으로 구독 서비스가 확산 중인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에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하면서 구독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의하면 세계 구독 시장은 2000년 263조원(약 2150억 달러)에서 2016년 515조원(약 4200억 달러)으로 급증했다. 올해 구독 시장은 약 600조원(약 53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달라진 디지털 콘텐츠 소비 트렌드…50대는 '영상', 60대는 '전자책' 관심

신문 구독률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영상과 음악, 도서 등의 디지털 콘텐츠는 점차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인기에 힘입어 구독 서비스 모델이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젊은 층이 아닌 50·60대의 수요 증가도 한몫하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영상과 음악, 도서 분야의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가맹점 10곳의 현대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해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결제 금액은 3년 만에 2.6배 증가했고, 결제 건수는 3배 넘게 늘었다.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중에서 영상 서비스의 결제 금액이 3년 만에 9배 늘어나면서 압도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음악 서비스는 1.3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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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결제건수·결제금액 변화. (자료제공=현대카드·현대캐피탈)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50·60대의 디지털 콘텐츠 결제 금액 증가율이다. 50대와 60대의 결제 금액은 2017년 대비 2019년에 각 2.9배와 3.2배로 크게 늘었다. 이는 20대(2.1배) 및 30대(2.7배)의 증가율을 크게 앞지른 수준이다.

60대는 '전자책' 서비스 결제 금액이 2017년 대비 2019년에 21배나 늘어났고, 50대는 '영상'이 10배 증가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결제가 급격히 늘어나고, 콘텐츠 소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현상에는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내가 원하는 시간에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반영돼 있다"면서 "나만의 풍요로운 콘텐츠 라이프 테일러링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현상이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세계百, 접하기 어려운 제철 과일 배송…롯데제과, 매월 다른 과자로 '공략'

유통업계에서는 '구독 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백화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을 포함해 식·음료업체에서도 적극적으로 구독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처음으로 6월부터 과일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구독료 18만원을 내면 신세계백화점 청과 바이어가 직접 고른 제철 과일 3~5종을 매주 목요일 받을 수 있다. 총 20만원 상당으로, 매주 1회 5~10㎏의 모듬 과일이 집으로 배송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강남점 일부 VIP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는데 이용 고객 85%가 재구독을 신청하자 이달 강남점 전체 VIP 고객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과일 정기 구독 서비스의 대상 점포와 고객층을 곧 확대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하미과 메론'과 '데라웨어 포도' 등 쉽게 접하지 못하는 제철 과일을 바이어가 직접 작성한 과일 설명서와 함께 배송한 것이 고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설명서와 함께 과일 고르는 밥과 먹는 법, 보관법도 함께 동봉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월 영등포점에서 월 5만원을 내면 메나쥬리 매장에서 매일 빵 1개를 가져갈 수 있는 '베이커리 월정액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베이커리 월정액 모델과 달리 과일 정기 구독 서비스는 직접 배송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사진제공=롯데제과)
제과업계 최초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 (사진제공=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제과업체 최초로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 과자'를 선보였다. 월간 과자는 매번 제품을 번거롭게 직접 구매할 필요 없이 매월 다르게 구성된 롯데제과의 제품을 과자박스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매월 롯데제과의 인기 과자 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그 달 출시된 신제품을 추가로 증정하고,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등 소비자가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월간 과자는 이달 23일까지 롯데제과 공식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 신청을 받는다. 모집 정원은 선착순으로 200명이다. 이용료는 월 9900원이며 3개월 선결제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매월 과자박스 안의 제품 구성을 변경해 월말에 배송된다. 이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모집 정원을 추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과자 구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향후 아이스크림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과자 구독 서비스 론칭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한층 강화했다"면서 "온라인 사업이 롯데제과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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