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6.19 19:09
산케이 신문 홈페이지 정치 카테고리. (사진=산케이 모바일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극우 보수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이 전화를 걸지 않고 답변을 허위 작성하는 방법으로 1년 가량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있다. 이번 사태가 몰고 올 정치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산케이신문과 계열사 후지TV는 "양사가 공동으로 2019년 5월~2020년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실제로는 전화를 하지 않았던 허위 답변이 포함된 사례가 총 14차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여론조사 업무를 도쿄 소재 아담 커뮤니케이션에 위탁했는데, 재위탁처인 교토 소재 일본 텔레넷의 한 관리직 사원이 허위 조사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는 매번 18세 이상 남녀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담당한 텔레넷의 사원은 전화를 걸지도 않고서 응답을 받은 것처럼 반복적으로 결과를 입력했다. 이로 인해 전체 여론 조사 내용의 약 17%가 가공의 응답으로 채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를 일으킨 사원은 허위 답변을 입력한 것과 관련해 "설문 조사를 할 인력 확보가 어려웠다"는 등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과 후지TV는 "이번에 부정이 밝혀진 14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전한 기사를 모두 취소한다"면서 "보도기관의 중요한 역할인 여론조사 보도에서 독자 여러분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한 것을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확한 여론 조사 방법을 확인해 도입할 때까지 당분간 여론조사를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5대 전국 일간지 가운데 가장 우익·혐한 성향이 강한 매체다. 그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다른 신문보다 대체로 높게 나왔다. 이에따라 산케이신문이 아베 총리 지지율을 고의로 조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달말 아베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마이니치신문은 27%, 아사히신문은 29%를 기록했지만 이달 2일 산케이 조사에서는 36.4%로 크게 차이가 난다.

여론 조사 조작이 알려진 이후 산케이 홈페이지에서는 현재 아베 지지율 관련 기사를 클릭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404 not found) 표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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