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6.21 12:00

해외공장 소유 기업 94.4%, 국내복귀 계획 없어…"과감한 유턴정책 마련돼야"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사진제공=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사진제공=대한상의)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국내 코로나19 정점기인 올해 3·4월보다 현재 경영상황이 더 어렵다는 기업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8개사를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기업 대응현황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제조기업의 절반 가량이 3·4월에 비해 현재 경영여건이 더 악화됐다고 응답했다고 21일 밝혔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철강, 조선 순으로 악화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제약, 기계 등은 업황이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수출(29.2%)을 꼽았다. 이어 자금난(27.3%), 내수판매(24.0%), 조달·생산(8.8%), 고용 유지(8.8%)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 규모와 업종별로는 애로유형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은 수출(40.4%), 중소기업은 자금난(31.8%)을 최대 애로로 꼽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조선은 자금난, 반도체·전자·기계는 수출, 철강·제약·식품은 국내 판매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기업 10곳 중 8곳은 올해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감소폭은 20% 이상 될 것이라는 응답이 40%를 넘었다.

코로나19 이후 경영전략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추진 또는 계획 중인 기업은 30.5%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45.8%가 경영전략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그 절반에 불과한 23.8%만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공장을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복귀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94.4%가 '계획 없다'고 답했다. 국내 이전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해외사업장의 낮은 생산비용(58.3%), 현지시장 진출(38.1%) 응답이 많았다.

대한상의는 정부가 최근 유턴기업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해외사업장의 이점을 상쇄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 과감한 유턴정책이 마련돼야 국내 일자리 증대, 대·중소기업 산업생태계 강화 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근원적 경쟁력의 변화 여부에 대해 59.4%의 기업은 '세계적으로 같이 어려워 영향 없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도 40.6%에 달했다.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업종별로 명암이 갈렸다. 조선,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전통산업은 '경쟁력 약화 우려'가 크다고 답한 반면, 제약, 식품 등은 '기회요인 기대가 크다'고 답했다.

포스트 코로나 중점 정책과제를 묻는 설문에는 내수활성화(42.9%), 수출 지원(26.6%), 규제 완화(19.8%), R&D지원 확대(5.8%) 순으로 응답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당장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제약·식품·IT 등 유망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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