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23 13:58
보물 제2066호로 지정된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보물 제2066호로 지정된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17세기 불교조각의 대가 현진 스님의 가장 이른 작품인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이 보물로 지정됐다. 반면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병'은 국보에서 해제됐다.

문화재청은 조선 17세기 불교조각 조성에 큰 자취를 남긴 조각승 현진(玄眞)의 가장 이른 작품인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15세기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을 보물 제2066호와 제2067호로 각각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가치 재검토를 거친 끝에 국보에서 해제했다.

보물 제2066호로 지정된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長城 白羊寺 木造阿彌陀如來坐像)'은 높이가 약 208cm에 달하는 대형 불상이다. 1607년(선조 40년) 조각승 현진이 주도하고 휴일, 문습이 함께 참여해 완성했다. 특히 현진은 17세기 불교 조각사를 대표하는 조각승으로, 이 불상은 지금까지 알려진 현진의 작품 중 가장 연대가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상의 대좌 밑 묵서에 따르면 백양사 불상은 왕실 선조들의 명복을 빌고 성불을 기원하며 만든 것으로, 임진왜란 등 전란을 거친 뒤 불교 복구 과정에서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양사 불상의 장대한 규모와 긴 허리, 원만한 얼굴과 당당한 어깨, 신체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리된 옷 주름, 안정된 자태 등은 현진의 뛰어난 조각 실력과 함께 17세기 불교조각의 새로운 경향을 선도한 시대적 변화를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백양사 불상이 조선 후기 대표적 조각승 현진의 작품 중 시기적으로 가장 오래된 불상이고, 그의 활동 지역과 작품 세계, 제작 기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학술·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보물 제2067호로 지정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보물 제2067호로 지정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이번에 함께 지정된 보물 제2067호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尙州 南長寺 觀音禪院 木造觀音菩薩坐像)'은 조선 전기인 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으로, 남장사 내 부속사찰인 관음선원에 봉안돼 있다.

남장사 불상의 경우 관련 기록이 부족해 정확한 제작 시기는 확정할 수 없으나 귀족풍의 단정한 얼굴, 어깨와 배에 멋스럽게 잡힌 옷 주름, 팔꿈치에 표현된 'ῼ'형 주름, 무릎 앞에 펼쳐진 부채꼴 주름 등 15세기 불상의 양식적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남장사 불상이 조선 전기 불상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고 제각 수준이 뛰어나 우리나라 불교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국보에서 해제된 국베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 (사진제공=문화재청)
국보에서 해제된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 (사진제공=문화재청)

한편 그동안 국보로서 위상과 가치 재검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白磁 銅畵梅菊文 甁)'은 국보에서 해제됐다. 문화재청은 국보 해제 이유에 대해 출토지나 유래가 우리나라와 연관성이 불분명하고, 같은 종류에 도자기가 중국에 상당히 남아 있어 희소성이 떨어지며, 작품의 수준 역시 우리나라 도자사에 영향을 끼쳤을 만큼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1974년 7월 국보로 지정된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지정 이후 중국 원나라 작품이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해제가 최종 결정됐다. 

국보 지정 해제는 1996년 가짜로 판명됐던 '귀함별황자총통'(국보 제274호)과 2010년 보물로 강등된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국보 제278호)에 이어 세 번째다. 국가지정문화재에서 해제될 경우 해당 지정번호는 결번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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