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6.25 00:00

이효철 IBS 부연구단장 연구팀

레이저 펄스에 의해 수용액상의 금 삼합체의 화학결합 생성 반응이 시작되고 특정 시간이 지난 뒤에 엑스선 회절 이미지를 얻고 분석함으로써 분자의 삼차원 구조를 알아낸다. (그림제공=과기정통부)
레이저 펄스에 의해 수용액상의 금 삼합체의 화학결합 생성 반응이 시작되고 특정 시간이 지난 뒤에 엑스선 회절 이미지를 얻고 분석함으로써 분자의 삼차원 구조를 알아낸다. (그림제공=과기정통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효철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원자가 결합하여 분자가 탄생하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펨토 초(1000조분의 1초)의 순간을 관측하기 위해 특수 광원인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X-선자유전자레이저를 이용하여 화학결합을 형성하는 분자 내 원자들의 실시간 위치와 운동을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원자들이 화학결합을 통해 분자를 구성한다.

하지만 원자는 수 펨토 초에 옹스트롬(1억분의 1㎝) 수준만 움직이기 때문에 그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기는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전에 분자결합이 끊어지는 순간과 화학결합을 통해 분자가 탄생하는 순간 분자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관측한 바 있으며, 이번에 세계 최초로 화학반응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의 원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화학반응의 시작인 반응물과 끝인 생성물은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구조를 유지하지만, 반응과정의 전이상태의 경우 매우 짧은 시간 동안만 형성되기 때문에 관찰이 더 까다로웠다.

연구진은 기존보다 더 빠른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향상시킨 실험기법과 구조 변화 모델링 분석기법으로 금 삼합체 분자의 형성과정을 관찰했다.

세 개의 금 원자를 선형으로 잇는 두 개의 화학결합이 동시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한 결합이 35펨토 초 만에 먼저 빠르게 형성되고, 360펨토 초 뒤 나머지 결합이 순차적으로 형성됨을 규명했다.

화학결합이 형성된 후 원자들이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고 원자들 간의 거리가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진동 운동을 하고 있음도 관측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단백질과 같은 거대분자에서 일어나는 반응뿐만 아니라 촉매분자의 반응 등 다양한 화학반응의 진행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해 나갈 계획이다.

김종구 선임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연구한 결과, 반응 중인 분자의 진동과 반응 경로를 직접 추적하는 ‘펨토초 엑스설 회절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유‧무기 촉매 반응과 체내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반응들의 메커니즘을 밝혀내게 되면, 효율이 좋은 촉매와 단백질 반응과 관련된 신약 개발 등을 위한 기초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 판에 25일 0시(한국시간) 게재됐다. 

이효철(왼쪽) 부연구단장, 김종구 선임연구원 (사진제공=과기정통부)
이효철(왼쪽) 부연구단장, 김종구 선임연구원 (사진제공=과기정통부)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