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24 14:29

드론·3D 프린팅·사이버보안·IoT직종 신설…대회 참가 학생, 야간·휴일·합숙 금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9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육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육부)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지난 4월 한 기능반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기능경기대회의 과도한 경쟁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마련된다.

교육부는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고용노동부와 함께 '기능경기대회 운영 개선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 4월 기능반 학생이 지나친 메달 경쟁에 대한 압박감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만큼 이번 방안은 과잉 경쟁·직종의 산업 현장성 부족·취업 연계성 부족 등 기능대회와 관련한 쟁점을 검토하고, 기능반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제은행·공동메달제 등 도입…순위 발표 폐지

먼저 과도한 경쟁구도를 완화하기 위해 과제 출제를 문제은행 방식으로 전환하고, 2년 단위로 문제를 사전에 공개하기로 했다.  

또 지방대회 경쟁 완화를 위해선 기존에 지방대회 1~3위 입상자에 한정됐던 전국대회 참가자격을 우수자 입상자(종목당 1~4명)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전국대회에는 1847명이 참가했으나 우수자 입상자 434명이 포함되면 2281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자료제공=교육부)

전국대회의 경우엔 가장 큰 경쟁과열 요소로 지적되고 있는 시도별 종합순위 발표를 폐지하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방식의 공동메달제를 도입하게 됐다. 예컨대 1등의 점수가 90점인 경우 2점 차(88점) 내의 선수는 모두 금메달을 받게 된다.

아울러 기존에 1200만원(금)·800만원(은)·400만원(동)에 해당하던 상금을 각각 1000만원(금)·600만원(은)·400만원(동)으로 조정하고 단기 해외 기술연수 프로그램 등의 보상을 확대해 상금 위주의 포상도 개선된다.

국가대표 선발전도 중장기적으로 전국대회와 통합해 전국대회만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할 계획이다. 

또한 연이은 대회로 인한 학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방대회와 전국대회를 단계적으로 통합하고, 대회 개최도 방학 기간으로 조정해 지방대회는 2월 말, 전국대회는 8월 말에 시행하기로 했다.

◆학생부-일반부 분리 및 사양 직종 폐지

기능경기대회의 수준과 현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현장성과 취업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드론·3D 프린팅·사이버보안·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디지털 분야 직종이 신설되며 사양 직종은 폐지된다.

(자료제공=교육부)
(자료제공=교육부)

또한 대회를 학생부와 일반부로 분리 운영해 학생부를 학교 수업과 연계된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일반부는 보다 수준 높은 지식과 역량을 측정해 대회 수준을 높일 방침이다. 

기능경기대회 참여 환경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숙련기술진흥원 내 '기능경기 특별반'이 운영된다. 특별반은 IT 네트워크 시스템 등 29개 직종에서 연간 2000명을 대상으로 매년 2~8월 편성·운영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수기업과 일자리 업무협약(MOU) 체결, 기업의 경기 참관 확대, 전국대회와 연계한 취업박람회 개최, 해외취업 알선 등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및 참가자에 대한 적극적인 취업 지원도 이뤄진다.

◆학생 건강권·학습권 보호…야간·휴일·합숙 교육 금지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도 마련됐다. 교육부는 기존의 '기능반'은 정규 '전공심화동아리'로 구성·운영하고, 학교는 전공심화동아리 운영계획을 수립해 이를 이행하도록 했다.

또한 전공심화동아리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및 방과 후에 운영하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정규수업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에 더해 학생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보호 및 균형적 성장을 위해 밤 10시 이후 야간교육·휴일교육·합숙교육 등은 금지되며, 정기·수시 상담을 통한 학생들의 심리 방역도 강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조치들이 준수될 수 있도록 정기(연 2회) 및 수시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산업인력공단 내 공익신고센터도 설치·운영해 학생들을 꼼꼼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생의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된 가운데 학교 교육과 연계하여 학생들이 균형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기능경기대회가 미래 숙련기술유망주들에게 열심히 갈고 닦은 기술을 마음껏 발휘하고 '숙련기술 향상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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