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24 16:50
'6·25전쟁 군사 기록물(육군)' 중 백마고지전투 전투상보.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문화재청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전쟁 문화유산 5건을 발굴해 문화재로 등록하거나 등록 예고 또는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전쟁 문화유산과 별도로 '대전육교(상·하행선)' 등 5건도 문화재로 등록되고, 4·19혁명 유산 2건 등은 등록이 예고된다.

전쟁문화유산 중 '6·25 전쟁 군사 기록물(육군)'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되며, '6·25 전쟁 군사 기록물(공군 전투비행단)', '근대기 진전 봉안 어진', '보병과 더불어' 악보 등 3건은 문화재로 등록 예고되고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이끈 '인천 팔미도 등대'는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7호가 된 '6·25 전쟁 군사 기록물(육군)'은 전쟁 기간 동안 육군본부·군단·사단·후방부대 등에서 작성한 것으로 전투 수행을 위해 구체적으로 하달한 계획·명령·지시 기록과 전투 상황에 대해 상세히 보고한 전투상보와 작전일지 등 총 15종 7521건이다.

'6·25전쟁 군사 기록물(육군)' 중 화살머리고지전투 기동중작전개요. (사진제공=문화재청)
'6·25전쟁 군사 기록물(육군)' 중 화살머리고지전투 기동중작전개요. (사진제공=문화재청)

이 기록물들은 화살머리고지·백마고지·피의 능선·백석산 전투 등 치열했던 격전의 현장과 작전요도, 적군현황, 전투경과, 병력 등을 세세히 기록하고 있어 6·25전쟁사 연구자료로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6·25전쟁 군사 기록물(공군 전투비행단)'은 전쟁 당시 제10전투비행단 종합보고서·비행기록수첩·출격 표시 작전지도·제10비 군사일지·조종사 출격일지, 그리고 이른바 '빨간 마후라(머플러의 일본식 발음)'로 유명한 김영환 장군 명패 등 총 6건 8점이다.

제10비 군사 일지(위쪽)와 출격 표시 작전지도(아래쪽). (사진제공=문화재청)
제10비 군사 일지(위쪽)와 출격 표시 작전지도(아래쪽). (사진제공=문화재청)

종합보고서를 비롯한 기록물들은 국군과 북한군의 상황과 작전 수행 지역, 비행단 활동상황, 전투조종사들의 활약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전쟁 당시 공군의 작전수행 상황을 알려주는 자료로서 그 역사·사료적 가치가 높다.

특히 전쟁 당시 제10전투비행전대장이었던 김영환 장군은 당시 무장공비가 잠입한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거부해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귀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낸 공적으로 알려져 있다.

김 장군은 이른바 '빨간 마후라'를 두르고 다닌 것으로 유명했는데, 이후 동명의 영화까지 만들어지면서 빨간 마후라는 공군조종사의 상징이 됐다. 현재까지도 비행교육과정을 수료한 조종사들에게는 조종 흉장과 함께 공군참모총장이 직접 빨간 마후라를 수여하는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김영환 장군 명패. (사진제공=문화재청)
김영환 장군 명패. (사진제공=문화재청)

김영환 장군의 명패와 함께 6·25전쟁 발발 이후 부산으로 소개된 조선 태조·원종·순조·순종의 어진인 '근대기 진전 봉안 어진'과 6·25전쟁 당시 마산으로 피난했던 작곡가 이상근이 작곡한 친필악보 '보병과 더불어'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또한 30일간 사적으로 지정예고되는 '인천 팔미도 등대'는 1903년에 만들어진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근대식 등대다.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 함대를 인천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도해 6·25전쟁의 국면을 일시에 뒤집는 데 이바지한 역사와 상징적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으로 지정예고됐다.

이들 전쟁 문화유산 외에도 '대전육교(상·하행선)', '세종 부강성당', '구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 시험장', '구 목포세관 본관 터 및 창고', '나석주 의사 편지 및 봉투' 등 5건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또 4·19혁명 유산인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19혁명 계엄 선포문'과 '4·19혁명 부상자 명단(고려대학교 4·18 학생 의거)'은 문화재 등록이 예고된다.

문화재청은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6건은 해당 지자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협력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사적 지적이 예고된 '인천 팔미도 등대'와 국가등록문화재로 예고된 5건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등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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