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6.25 22:00

통일에 앞서 '평화'와 '종전' 강조…"가장 슬픈 전쟁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달라"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25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25일 북한을 향해 '한반도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파괴로 고조되던 긴장감이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로 다소 누그러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평화 체제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담대한 결단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남북 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면서 "우리는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국전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70주년 상징성도 깊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시기적으로 남북 관계의 중대한 변곡점을 맞은 만큼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연설 내내 한국전쟁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역사적 의미를 되짚었다.

문 대통령은 "전쟁을 딛고 이룩한 경제성장의 자부심과, 전쟁이 남긴 이념적 상처 모두 우리의 삶과 마음 속에 살아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모두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종전'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또 "6·25 전쟁을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모두의 역사적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설 말미에는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과 북한을 향해 보다 직접적인 '평화'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의 GDP와 무역액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는 점을 언급하며 "남북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북한을 향해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살고자 한다"면서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통일'보다는 '평화'와 '종전'에 초점을 맞춘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다 보류된 상황과 맞물려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역사적 흐름을 되짚으면서 '종전'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정상간의 합의를 준수해야 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군부독재인 북한 정권의 특성상 '체제의 존속'을 최우선에 두는 가운데 "체제 경쟁은 끝났다",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이 없다"고 언급한 부분도 북한을 대화와 소통의 장으로 끌어오려는 우리측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정권을 향해 체제의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근심을 거두고, '사이좋은 이웃'으로 평화롭게 공존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로 우리 정부의 대북 기조도 보다 분명해졌다. 북한과 미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 최근 위기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프로세스를 흔들림없이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의 선언대로 정부는 물론 여권도 '종전선언' 재추진과 남북 협력과 관련된 구체적인 조치들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은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