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26 12:09
경기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증상이 발생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경기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증상이 발생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경기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이고 일부는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까지 진단을 받은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26일 안산 상록보건소에 따르면 안산시 A 유치원과 관련해 식중독균 검사를 받은 인원은 295명이고, 햄버거병을 야기하는 장출혈성 대장균 양성 반응이 나온 이들은 49명이다. 이미 검사를 받은 원생 외에 이들의 가족들까지 검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전날 대비 검사자 9명, 양성 반응자 6명이 늘었다.

전체 검사자 중 147명은 음성이 나왔고, 99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을 안산에 사는 5살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25일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집단 식중독 의심 사례가 발생한 안산시 유치원을 규탄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집단 식중독 의심 사례가 발생한 안산시 유치원을 규탄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은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던 중 갑자기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병원에서 진단을 해보니 장출혈성 대장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나왔다"고 얘기했다.

이어 "주변에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들이 차츰 늘었다. 어떤 아이는 소변조차 볼 수 없게 돼 투석까지 이르게 됐고 그 원인이 유치원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분노가 치밀었다. 어떤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할까"라고 규탄했다.

청원인 또한 A 유치원의 원생 184명 가운데 구토·설사·혈변 증상을 보이는 원생이 99명에 이르고 햄버거병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 속에서도 유치원은 아파트 앞에서 주마다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했다. 장날 음식을 먹지도 않은 99명의 아이들이 왜 유독 그 유치원에 다닐까"라며 "유치원 원장은 앞에서는 용서를 구하지만 이런 식으로 책임 회피, 책임 전가할 구실만 찾고 있다"고 일갈했다.

또 청원인은 A 유치원이 2년 전에도 식사 등 교육목적 외 사용으로 총 8400만원, 교육과 무관한 개인 경비로 2억900여만원을 사용한 이력으로 감사에 걸린 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런 유치원이 과연 제대로 된 음식을 먹였겠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도대체 어떤 음식을 먹여야 아이들이 혈변을 보고 투석을 하고 햄버거병으로 밤낮으로 고생하며 병들어 갈 수 있는 거냐. 우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을 뿐인데 지금 아이들은 혈변을 보고 투석을 하고 있다"며 "파렴치한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고 탄원했다.

청원인은 "엄마가 미안하다. 너를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이라고 한탄하며 청원 글을 마쳤다.

해당 청원은 26일 오후 12시 기준 2만6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A 유치원의 집단 식중독 발병 사실은 지난 25일 안산시 상록구보건소가 A 유치원에서 구토·설사·복통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는 원생이 22일 기준 99명까지 늘었다고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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