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6.28 07:15

삼성, '비스포크' 선보이며 맞춤형 강조…LG, 신가전 '스팀 기능'으로 인기

가전제품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픽사베이)
가전제품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올해 2분기부터 국내 가전시장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집콕' 문화 확산과 언택트(비대면) 관련 수요 증가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정부가 지난 3월부터 고효율 가전제품을 사면 비용 일부를 환급해주는 사업을 재개하면서 침체된 내수 시장에 조금씩 활력이 불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가전제품 제조업체 7곳을 대상으로 환급 사업 시작 이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환급 대상 가전제품의 매출액이 약 2.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국내 가전시장에는 업체들의 각축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양대 가전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시장 공략을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가전제품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면, LG전자는 의류관리기·건조기 등 신가전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삼성,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 통합 슬로건 적용…소비자 취향·라이프스타일 강조

삼성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각양각색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프리즘 같은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맞춤형 가전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6월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결과물로 '비스포크' 냉장고를 공개하며 변화의 포문을 열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생애주기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나만의 제품 조합이 가능하고 색상·재질 등 나만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내 주방에 딱 맞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혁신성이 돋보였다.

삼성 냉장고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주된 원인은 비스포크가 삼성 냉장고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가전제품 통합 슬로건 적용 인쇄 광고 사례.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가전제품 통합 슬로건 적용 인쇄광고 사례. (사진제공=삼성전자)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슬로건을 가전제품 마케팅 전반에 사용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비스포크 패널의 다채로운 색상을 입은 전자레인지와 버건디색의 에어드레서를 잇달아 선보였다. 또한 이사를 하거나 주방 리모델링 시 패널만 따로 교체하는 것이 가능한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한 신제품 도입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3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주요 경영진과 소비자의 편의성을 향상할 수 있는 신기술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LG, 스팀가전 3총사 대용량 앞세워 흥행몰이…코로나19로 건강·위생 관리 주목받아

LG전자는 신가전에 주력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신가전은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필수 가전이 아닌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내는 가전제품을 말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위생 관리에 한층 경각심을 가지게 되면서 살균과 탈취 등에 효과가 있는 스팀 가전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의류관리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대용량 스팀가전 가운데 건조기(왼쪽부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의 대용량 스팀가전 가운데 건조기(왼쪽부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에 따르면 트롬 스타일러의 경우 바지 1벌을 포함해 한 번에 6벌까지 관리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의 국내 판매 비중은 지난 1월 한 달 약 55%에서 6월 들어서는 전체 판매량 가운데 70%까지 올라왔다.

대용량 16㎏ 건조기는 이달 들어 LG전자의 국내 건조기 판매량 가운데 80%에 달한다. 이중 스팀 모델을 선택하는 비중도 90%를 훌쩍 넘는다. 최근 출시된 원바디 세탁건조기 워시타워의 16㎏ 건조기에도 스팀 기능이 있다.

이달 들어 LG 디오스 식기세척기의 국내 전체 판매량 가운데 스팀이 탑재된 모델은 90% 이상이며 모두 12인용인 대용량이다.

LG전자는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등에 특허받은 스팀 기술을 속속 적용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최근까지 국내외에 등록한 스팀 특허는 1000건을 넘었다.

◆으뜸효율 가전 환급대상에 건조기 추가…삼성·LG, 에너지 1등급 신제품 동시 출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에너지효율 1등급을 갖춘 건조기 신제품을 지난 26일 나란히 출시했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에 건조기가 새롭게 추가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사간 건조기 경쟁이 불붙은 것이다.

정부는 이번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서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대상으로 건조기를 추가하기로 했다. 3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등급 건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구매비용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그랑데 건조기 AI(16㎏, 14㎏)를 출시하면서 국내 최초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9㎏ 건조기까지 1등급을 받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용량에서 1등급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

모델들이 편리한 스팀기능과 1등급 에너지효율을 갖춘 16㎏ 용량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모델들이 편리한 스팀기능과 1등급 에너지효율을 갖춘 16㎏ 용량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스팀기능과 1등급 에너지효율을 갖춘 16㎏ 용량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1등급 건조기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산이다. LG전자는 국내에 판매하는 건조기 전량을 경상남도 창원사업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연간 에너지비용은 표준코스 기준 4만4000원이다. 회사 측은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데는 업그레이드된 고효율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 효율이 보다 향상된 듀얼 인버터 모터와 같은 핵심부품이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조기는 에어컨과 달리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가 크지 않아 고효율 여부가 핵심 경쟁력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에 포함되면서 환급금 제공으로 인한 이점을 누리기 위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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