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6.29 10:29

"검찰, 수사기록 믿는다면 당당하게 기소하라…사법부, 죄 없다면 무죄 선고해달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국민의당)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9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속 권고를 제시한 것에 대해 "검찰은 그간의 수사 과정과 20만 쪽에 이르는 수사기록의 신빙성을 믿는다면 당당하게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삼성 이재용 부회장 관련사건은 원칙대로 처리돼야 한다. 국민들은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경제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당당한 검찰, 정의로운 검찰을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은 사법처리와 유무죄 여부를 떠나 반칙과 편법을 동원한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의혹을 받았다"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그런 결론을 내린 것 자체에 대해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사법부를 향해 "잘못이 있다면 천하의 이재용 부회장이라도 단호하게 처벌하고 죄가 없다면 아무리 삼성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비싼 변호사를 쓰더라도 죄가 있으면 처벌 받고 죄가 없으면 당당히 법원 문을 나설 수 있다는 것을 판결로 보여달라"면서 "그것 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의 모습이고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 "기소심의위원들이 다수로 결정한 수사 중지와 불기소 의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겨주시기 바란다"면서 "법리를 떠나 그런 국민적 불안과 절망감이 이런 결정이 나온 배경이라는 것을 안다면 조국에 미안하기보다, 윤미향을 감싸기보다, 야당을 겁박하기보다, 오직 경제를 살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여당의 최고지도자로서,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지금 여의도에서 보여주고 있는 여당의 독선적 행태와 내각 각료의 천박한 행태도 바로 잡아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 회장에 대한 불기소 권고 의결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만류하는 주위의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제 의견을 말씀 드리려 한다고 주변에 상의했더니 몇 분들은 말렸다. 속된 말로 잘 해야 본전인데 왜 나서냐는 것이었다"면서도 "유리한 주제에 대해서만 말하고 그렇지 않은 주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비겁하고 공당으로서 온당치 않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주요 정당이 모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제가 삼성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산업화시대에 우리나라 대기업 집단은 규모의 경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건설에 기여했다"면서도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과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가 뒷전으로 밀려 났던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만 해도 이건희 회장의 5조원대 비자금 조성, 정권 로비 의혹, 이번에 문제가 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까지, 보통의 기업이라면 한 가지 만으로도 존립이 어려웠을 여러 사건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삼성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 총수의 구속 여부만으로 기업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업인 삼성이 그렇게 간단한 조직이 아님을 믿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경제에 끼치는 영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법 앞의 평등"이라며 "법은 공정해야 한다. 장발장에게 적용되는 법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되는 법이 달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