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29 15:45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제공=법무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제공=법무부)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폭주기관차와 같다"며 검찰에 대해 다시금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추 장관은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법무부 장관은 국가 수사의 총량을 설계하고 검찰사무의 지휘 감독을 통해 책임지는 자리"라고 강조하면서 "문민화 이후 조직과 힘을 가진 검찰이 우위에 서면서 법적으로는 '법무부 외청 검찰청'이지만 현실에서는 '검찰부 외청 법무청'으로 역전됐다"고 일갈했다.

그는 "저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검찰개혁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검찰개혁은 검찰권에 대한 문민통제, 즉 민주적 통제에서 출발한다. 민주적 통제를 할 수 있는 법무부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추 장관은 지난 2월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검찰이 자신의 지휘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방역의 긴급성과 감염경로 파악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압수수색을 지시했지만 그 긴박한 순간에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두 번이나 기각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로 인해 압수수색을 적기에 하지 못해 CCTV를 통한 자료 복구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법무부와 검찰 측의 갈등의 원인으로는 '검사 출신 장관과 문민 장관의 지휘 차이'를 지목했다. 추 장관은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의 경우 검찰은 선배 검사 장관 지휘를 당연히 받아들였다. 법무부와 검찰이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검찰 출신이 아닌 문민 장관이기 때문에 검찰이 자신의 지휘를 따르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이와 관련해서 추 장관은 "검사 장관은 대검과 방향이 같은 경우가 많지만 문민 장관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강제수사와 별건수사, 인권침해를 시정하는 내용이 많다"며 "보통 대검이 거북해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 장관의 지휘에 말없이 수그려온 세월은 30년이 아니라 60년"이라며 "그럼에도 문민 장관의 지휘는 새삼스럽고 처음이라는 듯 건건이 지휘를 무력화하는 시도에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때로는 좌절감이 들기도 하지만 꺾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추 장관은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검찰의 태도에 대해 '폭주'라고 단언했다. 그는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폭주기관차와 같다. 그 폭주는 반드시 국민의 피해로 귀결된다"며 "문민정부가 민주적 통제,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위해선) 법률적으로 완벽하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이고, 모두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저를 공격함으로 검찰개혁의 동력을 상실시키려는 노력도 있을 것"이라며 "저의 희생은 무섭지 않다. 다시는 검찰과 법이 약자가 아닌 권력을 보호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그 선봉에 서겠다"며 글을 마쳤다.

한편 추 장관으로 대표되는 법무부와 윤석열 검찰총장으로 대표되는 검찰 측은 최근 격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도 윤 총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 맡기라는 자신의 지시와 달리 대검찰청 인권부장에게 지시한 것과 관련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이런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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