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6.29 18:23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 진행 사업 원점에서 재검토 지시…측근도 해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 (사진=KBS뉴스 캡처)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 (사진=KBS뉴스 캡처)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대한항공에 이어 한국타이어도 그룹 경영권을 놓고 형제의 난이 발생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이 지난 26일 보유 지분 전량을 둘째 아들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의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전량인 23.59%를 시간외 대량매매 형태인 블록딜을 통해 조 사장에게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약 3000억원이다.

이번 거래로 조 사장은 보유지분이 19.31%에서 42.9%로 증가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거래로 조양래 회장은 조현범 사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형제간의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며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조 사장이 사법처리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그는 협력업체에서 약 6억원을 받은 부분과 관계사 자금 2억63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2심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연금과 조 사장의 관계가 주목된다. 7.74%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지분경쟁이 벌어지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그룹 부회장은 지분 19.32%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조현범 사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을 사실상 총괄해 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최근 조현식 부회장은 조 사장이 추진 중인 사업을 원점에서 모두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했고, 조 사장의 측근인 임원도 일부 해임했다.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지분을 절반 가까이 확보한 조 사장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0.8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누나 조희원씨가 조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표대결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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