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6.30 10:26

고대의대 구로병원 심혈관·뇌신경센터 공동팀, 심전도 모니터링만으로 수면중 호흡장애 여부 파악해 진단

왼쪽부터 나진오, 강동오, 김치경 교수.
나진오(왼쪽부터) 강동오, 김치경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수면호흡장애 검사를 간단한 심전도 모니터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수면다원검사나 호흡측정기를 이용한 검사가 임상현장에서 쉽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진단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대의대 구로병원 나진오·강동오(심혈관센터)교수와 김치경(뇌신경센터)교수 공동연구팀은 급성기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수면호흡장애 동반유무를 손쉽게 조기진단하는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급성기 뇌졸중 환자가 수면 중에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수족마비 등 후유장애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의료진은 수면중 호흡장애를 환자의 회복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예측인자로 보고 검사를 시행한다. 문제는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검사 방법을 적용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결과를 기반으로 한 심폐결합분석법 (cardiopulmonary coupling analysis)을 활용했다.

심폐결합분석법은 심전도의 전기적 신호에 반영된 환자의 호흡패턴을 정밀분석하는 검사법이다. 환자가 수면 중 호흡장애 소견을 보일 경우 ‘국소적 결합패턴(narrow-band coupling)’이라는 특징적인 분석패턴이 나타난다. 이 같은 방식은 임상 현장에서 널리 사용하는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데이터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검사방법이 쉽다는 강점을 가진다.

연구팀은 이 검사방법의 예측정확도를 실증하기 위해 환자를 추적·조사했다. 뇌졸중 발생 초기 30일 이내에 수면중 심전도 모니터링을 한 뒤 3개월 이후 후유장애 발생 위험도를 평가한 것.

그 결과, 초기 검사에서 국소적 결합패턴을 보였던 환자들이 해당 패턴을 보이지 않았던 환자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3.98배, 또 후유장애에서 회복되지 않을 위험도는 1.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전도에 반영된 수면 중 호흡장애의 지속시간이 길수록 중증 신경학적 후유장애의 위험도가 비례해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검사법을 이용하면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수면호흡장애를 정확하고 간편하게 알 수 있어 이들의 후유장애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심장학회·뇌졸중학회(AHA·ASA)가 출간하는 국제학술지 ‘Stroke’ 7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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