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30 13:46

"중학교까지는 성적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오직 한 사람 교육' 가능한 제도적 환경 조성"

(사진=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페이스북)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페이스북)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 서열화 해소를 위해 '고입 석차백분율'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조 교육감은 30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교육은 '하나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육감은 우리나라 교육이 서열화된 사회적 시스템의 상층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입시경쟁의 도구가 됐다고 비판하며 "서열화된 사회적 시스템에 조응하는 서열화된 대학체제가 존재하고 그것에 조응해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존재하며 다시 그 서열화된 고교체제의 상위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중학교 체제까지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많은 논란을 낳은 대원·영훈국제중 등에 대한 국제중 재지정 평가 문제와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국제중 재지정과 관련해 "만약 남은 (재지정 평가) 과정이 평가 결과대로 진행된다면 적어도 서울지역에서는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의 서열체제가 크게 완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자사고·국제중 문제가 학교체제 차원의 서열화 문제라면 교육감 선발 후기고등학교 입학 전형 방법인 '고입 석차백분율' 제도는 교육과정 차원의 서열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 교육감은 "중학교 '성취평가제'는 중학교 평가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꾼 평가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고 설명하며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며 생성하는 서열화된 '석차백분율' 제도는 효용성이 크지 않음에도 성취평가제 취지를 퇴색시키는 측면이 있었다"고 고교 석차백분율 제도를 재차 규탄했다.

조 교육감이 언급한 '성취평가제'는 지난 2011년 12월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으로 도입된 평가제도로, 원점수가 90%가 넘으면 'A'를 부여하게 된다. 백분율에 따라 철저하게 서열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학업 성취 수준에 따라 A~E단계로 학생을 평가하게 된다.

조 교육감의 설명대로 성취평가제는 중등학교 학사관리를 선진화해 한국 교육의 병폐인 엄격한 서열화를 완화하는데 일부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조 교육감은 성취평가제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교육 서열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현행 석차백분율 제도에 메스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여러 가지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감 선발 후기고등학교 입학전형 방법인 '고입 석차백분율' 제도를 과감히 개선하겠다"며 "초등과 중학교까지는 성적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진정한 전인적 교육, 그리고 '오직 한 사람 교육'이 가능한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육격차와 불평등, 기초학력 부진 등의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특히 다문화학생과 특수학생 등의 경우 디지털 디바이드와 원격수업 과정에서의 교육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선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난독 학생과 지능 때문에 학습 속도가 현저히 느린 경계선 지능 학생을 위해 '난독·경계선 지능 지원팀'을 신설하여 개별 학생 맞춤식 지원·기초학력 보장을 실현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기초 학력은 일반 시민으로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역량을 기르는 것으로 교육 공동체가 힘을 합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공적 책무이자 인권의 문제로 생각한다"며 "서울 학생 모두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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