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6.30 17:41

"국민은 실험대상 아냐…지지도 높으면 정책적 실수에 관대"

<사진=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페이스북>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사진=조기숙 페이스북)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교육은 포기했어도 부동산만큼은 중간이라도 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정책은 국민의 삶과 재산에 너무 밀접한 정책"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이 실험대상도 아니고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먹히지 않으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정책 변화를 가져오는 게 아닌가"라면서 "높은 지지도가 이런 당연한 정책결정 과정의 생략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성공한 이유는 정치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정치적으로 성공하면 임기에 높은 지지를 받지만 정책적 평가는 임기 후에 내려지므로 정책적으로 실수할 가능성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지도가 높으면 정책적 실수에 관대하게 되고 참모들도 해이해져 다 잘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성공했기에 정책적으로 실패했듯이 저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이 달갑지만은 않다"며 "지지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정책적으로 성공해 역사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 교수의 이날 글은 지난 28일 "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이 정확한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한 데 이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정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문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들, 이른바 '문빠'들의 거센 비난에 시달리다 해당 글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날 비공개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판 좀 하면 어떤가"라며 "나는 비판하면서 남으로부터 비판받지 않겠다는 것은 매우 오만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 지지자를 자처하며 갑질에 막말하는 분들을 가끔 보는데, 진정한 지지자인지 모르겠으나 막말하면 차단하면 된다"며 "비합리적 비난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친 중에 강성 (대통령) 지지자가 많지만 오히려 지금 정부에 필요한 쓴소리를 해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많이 받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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