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7.01 15:27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사진제공=문화재청)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이른바 '애기부처'라고 불리는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이 국가지정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신라 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으로 꼽히는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을 비롯한 5건의 유물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경주 남산 계곡 중 한 지류인 장창곡의 정상 부근 석실에 있던 불상으로, 관련 기록과 조각 양식 등으로 보아 신라 시대 7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삼존상은 삼국 시대의 미륵 신앙과 신앙행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처럼 귀엽고 천진난만한 용모가 가장 특징적인 인상으로 꼽혀 '삼화령 애기부처'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삼화령'(三花嶺)은 이 불상의 원소재지로 '삼국유사'에 기록된 장소이나, 그 근거가 될 만한 자료가 발견되지 않아 현재엔 불상이 발견된 계곡 명칭을 붙여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1924년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좌상(본존불)'의 발견 당시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1924년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좌상(본존불)'의 발견 당시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장창곡 삼존상은 의좌상(倚坐像, 의자에 앉은 자세)을 취한 본존 미륵불과 좌·우 협시보살 입상으로 구성됐다. 의좌상 형식의 불상은 5~6세기 중국 남북조 시대 이후 크게 유행했고 미륵불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장창곡 삼존상은 우리나라 의좌상 불상 중 시기가 가장 오래된 작품이자 희소한 예에 속한다.

본존상이 원만한 얼굴에 두 눈을 아래로 지그시 내려 사색에 잠긴 표정이라면 두 보살상은 1m 남짓한 아담한 체구에 머리에는 보관을 쓰고 입가에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다.

문화재청은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경주 남산이라는 원위치가 명확하게 확인된 점,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의좌형 미륵삼존불이자 신라인들의 신앙생활이 반영된 대표작이라는 점, 7세기 신라 전성기의 수준 높은 조각 양식을 보여준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 조각사에 중요한 학술·예술적 위상을 지닌 작품이므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창곡 삼존상 외에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도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등 5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갖고, 이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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